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도쿄올림픽에 대해 연기 가능성을 열어둔 듯한 발언을 해 관심이 모인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20일 “바흐 위원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다른 시나리오들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바흐 위원장은 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으로 스포츠 경기들이 줄줄이 취소되는 가운데도 오는 7월24일 개막 예정인 도쿄올림픽의 정상 개최에 힘을 싣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그가 ‘다른 시나리오’를 언급하면서 대회 연기 가능성이 제기될 것으로 전망된다. 바흐 위원장이 이 인터뷰에서 “대회 취소는 고려 대상이 아니다”라고 분명히 밝힌 만큼 ‘다른 시나리오’는 대회의 연기 또는 무관중 개최 등으로 추정된다. 다만 그는 “여러 시나리오를 고려하고 있지만 올림픽까지 4개월 반 정도가 남았다. 앞으로 상황이 어떨 것이라는 추측에 기반한 것은 책임 있는 일이 아니다”라며 지금 당장 어떤 결정을 내리지는 않겠다고 강조했다.
바흐 위원장은 경제적 손실을 우려해 IOC가 대회 연기나 취소에 소극적이라는 일부 지적을 의식한 듯 “관계자들의 건강이 가장 중요한 고려 요소”라면서 “경제적인 부분에 기초해 결정을 내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조반니 페트루치(75) 전 이탈리아 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은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올림픽에 반대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지금 상황에서 올림픽을 예정대로 개최하는 것은 큰 실수”라며 대회 연기를 주장했다. 지난 1999년부터 2013년까지 약 15년간 이탈리아 올림픽위원회를 이끌었던 그는 “올림픽에 막대한 돈이 들어간다는 사실을 잘 알지만 그래도 사람의 생명이 그 모든 것보다 더 가치 있다”고 덧붙였다.
/박민영기자 my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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