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영화제도 밀렸다…코로나19에 6월말~7월초로 연기할 듯

영화제 역사상 일정 연기 처음

"국내외 보건 위기 고려했다"

5월로 예정됐던 제73회 칸국제영화제가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결국 일정을 바꾸기로 했다. 게다가 연기만 결정했을 뿐 새 일정도 내지 못했다. 유럽과 미주의 코로나19 확산이 걷잡을 수 없이 빨라지고 있는데다 언제 종식될 지 가늠하기 힘들어서다.

칸영화제 집행위는 19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오는 5월 12∼23일에 계획된 제73회 영화제를 예정대로 치를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집행위는 “영화제 진행을 위해 여러 옵션을 검토 중”이라며 “국내외 보건 상황에 따라 실질적인 가능성을 평가해 결정을 알리겠다”고 공지했다.



집행위는 일단은 6월 말이나 7월 초 사이에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프랑스를 비롯해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덴마크, 스웨덴 등 유럽 전역에서 감염 사례가 늘고 있어 사태 수습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베를린·베네치아와 함께 세계 3대 영화제로 꼽히는 칸영화제가 이미 공지 된 일정을 연기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칸 영화제는 1946년 처음으로 열렸으며, 1948년과 1950년에는 전쟁 중 재정 문제로 개최 되지 못했다. 1968년에는 6·8 혁명으로 불리는 학생운동 여파로 영화제가 중도 취소된 적 있다.

한편 올해 칸영화제는 미국 영화감독 스파이크 리를 경쟁 부문 심사위원장으로 선임됐다. 국내 영화계에서는 지난 해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이 황금종려상을 받은 데 이어 30여 편이 칸에서의 영광에 도전한다.
/정영현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