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판사 대결이 펼쳐지는 동작을에서는 이수진 전 판사가 지지율에서 앞서지만 당선 가능성은 나경원 미래통합당 의원이 더 높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지역구 현안 해결 역량 면에서는 ‘현역 중진’ 나 의원과 ‘집권 여당 소속’ 이 전 판사가 동등한 평가를 받으며 총선 앞까지 승부를 쉽게 예측할 수 없게 됐다.
서울경제가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에 의뢰해 지난 20~21일 서울 동작을에 거주하는 성인 남녀 5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신뢰 수준 95% 표본오차±4.4%), 이 전 판사가 동작을 유권자 44%의 지지를 받으며 나 의원(34.9%)과의 양자 대결에서 9.1%포인트 앞섰다. 이호영 정의당 예비후보가 1.9%, 이성우 자유공화당 예비후보가 0.2%로 그 뒤를 이었다.
당선 가능성에 대한 평가는 달랐다. 유권자들은 인지도와 중량감이 앞서는 나 의원이 당선될 확률을 높게 점쳤다. ‘지지 여부와 관계없이 동작을 국회의원 선거에서 누가 더 당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유권자의 47%가 나 의원, 37.5%가 이 전 판사라고 답했다.
이는 나 의원이 가진 개인 역량과 인지도 등이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나 의원 지지자의 30.5%가 ‘개인 역량’을 지지 이유로 꼽아 ‘소속 정당(18.8%)’보다 11.7%포인트 높았다. 반면 이 전 판사를 지지한 이들 중 40.8%가 소속 정당을 이유로 들었고 우수한 개인 역량 때문이라고 한 사람은 16.7%에 불과했다. 동작을은 18·19대 때 정몽준 전 한나라당 의원이 당선된 후 보수정당이 장기집권한 지역이다. 나 의원은 2014년 재보궐 선거로 동작을에 입성한 후 6년간 이 지역을 지켰다.
엠브레인 관계자는 “중진이거나 정치 경력이 많으신 분들의 당선 가능성이 지지도보다 높게 나오는 경향이 있다”며 “신인에 대한 호감이 있지만 후보에 대한 신뢰는 이에 미치지 못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다만 “지금은 민주당 후보 인지도가 나 의원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데 선거 활동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면 지지도가 올라갈 수 있어 두고 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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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후보 간 ‘현안 해결 역량’ 대결에서는 무승부 판결이 내려졌다. ‘흑석동 대신고 유치 문제’를 더 잘 해결할 수 있는 후보를 묻자 유권자의 31.3%가 이 전 판사를, 30.6%가 나 의원의 손을 들어 오차범위 안의 결과가 나온 것이다.
동작을 표심을 가르는 이슈로는 부동산·교육 두 가지가 꼽힌다. 선거관리위원회가 발표한 공약이슈지도에 따른 동작구 민원 1·3위는 아파트·분양이고 2·4·5위가 교육·학생·학교다. 특히 종로구에서 타 지역으로 이전하기로 결정된 대신고를 흑석동에 유치하느냐 여부가 지역민들의 최대 관심사다.
두 후보 모두 지역의 요구에 적극 화답했다. 이 전 판사는 16일 출마 기자회견을 통해 “자식 키우는 엄마의 마음으로 동작을 돌보겠다”며 △고등학교를 유치해 교육하기 좋은 동작 △사통팔달 동작 △청년을 지원하는 동작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나 의원 역시 ‘고등학교 유치’ 및 ‘안전·안심 보육환경 조성’으로 동작을 바꾸겠다고 약속했다. 나 의원이 4선 중진 현역 의원임에도 불구하고 이 전 판사가 ‘집권 여당 프리미엄’을 등에 업은 결과로 풀이된다.
이번 조사는 3월 현재 서울 동작구을 선거구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506명(셀 가중 방식·표본 크기 500명) 대상으로 2020년 3월20~21일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전화 면접조사(무선 90.1%·유선 9.9%)로 실시됐다. 응답률은 15%(무선 15.1%, 유선 14.1%)다. 피조사자 선정방법은 2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인구통계 성·연령·지역별 할당 후 유선 RDD와 휴대폰 가상번호로 선정했다. 표본오차는 신뢰 수준 95%,±4.4%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엠브레인퍼블릭과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인엽기자 insid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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