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육군의 모자가 베레모에서 9년 만에 다시 차양형 전투모로 돌아온다.
군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면 육군에 챙 달린 전투모 보급이 추진될 예정이라고 24일 밝혔다.
군 당국은 육군에 올해 여름 전까지 챙 달린 전투모를 장병들에게 보급할 예정으로 전해졌으나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당초 계획보다는 보급이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육군이 현재 쓰고 있는 베레모는 지난 2011년부터 보급됐다. 베레모는 전통적으로 특전사들이 착용해왔으며 강인한 이미지를 주기 위해 9년 전부터 모든 육군이 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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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베레모 보급 직후부터 육군 장병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챙이 없어 햇볕을 막지 못하는데다 특히 소재가 100% 모(毛)이기 때문에 통풍이 전혀 안 돼 장병들이 불편을 호소하면서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군 관계자는 “그동안 육군 장병들의 불만이 계속 제기돼 2018년부터 챙이 달린 신형 전투모 개발을 추진해왔다”며 “차양형 전투모가 보급되면 베레모와 혼용해 쓰다 점차 챙 달린 전투모만 착용하게 할 계획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상반기 내에 모든 육군부대에 챙 달린 전투모를 보급하려 했으나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돼 계획이 늦어지게 됐다”며 “현재 수송차량 등의 이동이 어려운 상태라 원래 계획한 기간 내에 차양형 전투모 보급은 어렵지만 올해 안에는 보급을 완료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9년 만에 다시 챙 달린 전투모로 회귀함에 따라 2011년 당시 베레모로 바꾼 것은 졸속추진이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렵게 됐다. 2012년에 전역한 한 예비역은 “챙 달린 전투모와 베레모를 모두 써봤는데 베레모를 쓰면 멋있어 보일 줄 알았지만 그렇지는 않고 통풍이 안 돼 정말 불편했다”며 “당시 베레모를 보급한다고 했을 때 이리저리 따져보지도 않고 뭔가 급하게 처리하는 느낌이었다”고 지적했다.
/김정욱기자 myk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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