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공포가 날로 커지는 가운데 미국의 노벨상 수상자가 코로나19 확산세에 대해 “명백히 둔화하고 있다”고 주장해 눈길을 끈다.
23일(현지시간) LA타임스 등에 따르면 지난 2013년 노벨화학상 공동수상자인 마이클 레빗(사진) 스탠퍼드대 교수는 매일 50건이 넘는 코로나19 감염 사례를 보고한 78개 나라를 대상으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도출했다고 밝혔다.
미생물학자인 레빗 교수는 중국에서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하던 올 2월 초 “(중국의) 사망자 증가율이 둔화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고 그로부터 3주 후 “코로나19가 정점에 도달했으며 중국의 확진자는 8만명, 사망자는 3,250명 언저리에서 그칠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실제로 23일 현재 중국의 실제 확진자 수는 8만1,054명이고 사망자 수는 3,248명이다.
그가 주목한 것은 전체가 아닌 신규 확진자의 증가율이다. 예를 들어 이란의 지난주 신규 확진자 수가 16일 1,133명에서 22일 1,028명으로 줄어든 것은 확산세가 진정 단계에 들어섰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레빗 교수는 이러한 점을 감안할 때 “감염자가 여전히 빠르게 늘고는 있지만 확산 속도가 둔화하고 있다는 명백한 신호”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 수개월, 길게는 1년간 코로나19가 대유행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감염자 현황은 그런 시나리오를 뒷받침하지 않는다”며 “사람들은 매일 새로운 감염 사례를 듣기 때문에 두려워하지만 감염률이 둔화한다는 사실은 대유행의 끝이 가까워졌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은 공포를 통제하는 것”이라며 “상황은 나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렇다고 레빗 교수가 희망가만을 외친 것은 아니다. 레빗 교수는 “바이러스는 매우 새로운 것이기에 사람들이 면역력을 가지지 못하고 있고 백신 개발에도 수개월 이상 걸린다”며 “사회적 거리 두기는 매우 중요하다. 지금은 친구들과 술을 마시러 갈 시간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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