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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월리





2011년 6월19일 해 질 무렵, 아일랜드 더블린의 메리온광장에 빨간색과 흰색 줄무늬로 된 티셔츠 차림의 인파가 몰려들었다. 이들은 불특정 다수가 정해진 장소와 시간에 모여 주어진 행동을 하는 ‘플래시몹’을 위해 모였는데 이날 옷차림은 바로 세계적인 그림책 ‘월리를 찾아라’의 주인공인 월리의 모습이었다. 기네스북은 이날 월리 분장의 플래시몹에 참여한 3,872명을 기록으로 담았다. 6년 후에는 일본 나가사키현의 한 테마파크에서 4,626명이 월리 분장을 하고 모여 기록을 바꿨다.

‘월리를 찾아라’는 1987년 영국 일러스트레이터인 마틴 핸드포드가 코믹한 감성과 섬세한 묘사로 펴낸 그림책이다. 출판사인 워크는 총 7권의 시리즈물로 기획했는데 빼곡하게 들어찬 사람들 사이에서 월리를 찾는 재미에 책은 곧바로 밀리언셀러가 됐다. 뉴욕타임스의 베스트셀러에 100주나 오를 정도였다. 국내에서도 단행본으로 번역 출간된 후 밀리언셀러가 됐다. 저작권에 대한 중요성이 인지되지 못한 시기이다 보니 당시 인기를 누렸던 ‘둘리’를 도용해 ‘둘리를 찾아서’라는 책이 출간되는 촌극까지 벌어졌다.

신드롬에 이를 정도로 인기를 끌면서 30여 개국에서 20여 개 언어로 앞다퉈 출판됐다. 영국의 한 업체는 ‘월리’를 13편의 비디오 만화로 만들었고 미국 CBS 방송은 이를 전국에 내보냈다. 국내에서도 KBS와 MBC에서 시차를 두고 재방영하는 등 인기가 계속됐다.



일러스트레이터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우울한 일상을 ‘월리를 찾아라’의 패러디판으로 만들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개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월리를 오래 찾아야 하는 기존 그림과 달리 패러디물은 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를 담아 쉽게 찾을 수 있다. 아르헨티나의 한 아티스트는 월리가 마스크를 쓴 채 넓은 들판과 해변·도시에 홀로 있는 그림을 그렸다. 미국의 한 만화가는 월리와 다른 사람들을 멀찌감치 떨어뜨려 감염 차단의 메시지를 담았다. 네티즌들은 패러디물을 보면서 ‘웃픈 현실’이라고 촌평했다. 코로나19가 빨리 진정돼 편안한 기분으로 월리를 찾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본다.

/김영기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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