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경기 둔화로 국민들의 소득이 뒷걸음질치는 사이에도 역시나 국회의원들의 재산은 상승 곡선을 그렸다.
국회공직자윤리위원회가 26일 공개한 국회의원 287명의 평균 신고 재산액은 24억8,359만원으로 전년에 비해 1억2,824만원(5.4%) 증가했다. 이는 공직자윤리위가 재산총액이 500억원 이상인 3명의 의원(김병관·김세연·박덕흠)을 제외한 통계다.
지난해 국민들의 지갑에는 찬바람이 불었다. 이달 초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인당 국민총소득(GNI)은 3만2,047달러로 전년보다 4.1% 줄었다. 국민들은 경기 둔화에 직격탄을 맞으며 지난 2015년(-1.9%) 이후 4년 만의 소득 감소를 겪었고 실질 국민총소득 증가율은 0.3%로 1998년(-7.7%) 이후 21년 만에 최악이었다.
하지만 국회의원들의 재산은 안전지대였다. 평균 재산은 5.4% 늘어 통계청이 지난해 12월 내놓은 전국 가구 평균자산 증가율(2.7%·2019년 3월 기준)의 두 배로 증가했다. 재산이 1억원 이상 증가한 의원만 136명으로 절반(46.8%)에 달했다.
미래통합당 의원들의 평균 재산이 34억3,493만원으로 다른 정당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았다. 통합당의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이 18억3,782만원, 더불어민주당이 18억3,110만원을 보였다. 국민의당 10억2,483만원, 정의당 6억3,362만원, 자유공화당은 3억3,274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500억원 이상 자산가인 김병관 민주당 의원(2,311억원), 통합당의 김세연 의원(853억원), 박덕흠 의원(559억원)을 제외한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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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을 제외하면 ‘박정 어학원’을 운영한 박정 의원이 314억원으로 재산이 가장 많았다. 또 금태섭 의원이 80억3,913만원, 안규백 의원이 56억258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통합당에서는 최교일 의원 260억3,673만원, 성일종 의원 209억 5,499만원, 강석호 의원 163억188만원, 김무성 의원 123억6,218만원, 김삼화 의원이 100억9,284만원으로 100억원 이상 자산가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재산이 가장 많이 늘어난 국회의원은 박덕흠 통합당 의원이다. 1년 만에 신고액이 36억7,034만원 증가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아파트와 보유 건물 등의 가격이 올랐고 부동산 매각에 따른 차액이 반영되며 재산이 큰 폭으로 뛰었다.
심재철 통합당 원내대표 역시 아파트와 사무실 매도 등으로 재산이 68억2,052만원에서 96억5,725만원으로 28억원이나 불었다. 박정 민주당 의원은 임대·증여 수입과 급여 수입 등으로 예금이 17억원가량 늘어난 것을 비롯해 1년 새 재산이 약 26억원 뛰었다.
반면 최고 부자 의원 두 명은 보유 주식 등의 가치가 하락하며 재산이 감소했다. 김병관 의원의 재산은 약 452억원 줄었다. 재산 2위인 김세연 의원도 본인이 최대주주인 DRB동일 주식의 가치 변동으로 1년 사이 재산이 113억원가량 감소했다. /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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