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낸 가운데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25일(현지시간) 주요 7개국(G7) 등 모든 나라에 대북제재 준수를 요구해 주목된다. 폼페이오 장관이 대북제재를 강조한 것은 북한을 비핵화 협상 테이블로 유인하기 위해 강온양면전술로 보인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G7 외교장관 화상회의 후 국무부 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G7과 모든 국가는 북한이 협상에 복귀하도록 요구한 데 있어 단합된 상태로 있어야 한다”며 “북한의 불법적 핵·탄도 미사일 개발에 대응해 외교적, 경제적 압력을 행사하는 데 전념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김 위원장에게 유화적 제스처를 보냈지만 이와 동시에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을 충분히 어렵게 만들 카드가 있음을 보여 준 것으로 조심스럽게 분석된다. 북미협상 과정으로 거치며 트럼프 대통령은 ‘굿캅’, ‘배드캅’ 전술로 북한을 상대한 바 있다. 실제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철저한 배드캅 역할을 도맡아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력을 높였던 것으로 유명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폼페이오 장관의 대북강경 발언 대신 지난 22일(현지시간) 백악관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된 코로나19 태스크포스 정례 기자회견에서 김 위원장에 대한 친서 전달 관련 질문이 나오자 “그들은 도움이 필요하고, 우리는 그들에게 도움을 줄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도움이 필요한 나라로 북한과 이란을 꼽으며 “우리는 북한과 이란, 또 다른 나라들을 돕는다. 기꺼이 그럴 것”이라며 북한에 손을 거듭 내밀었다.
특히 북한이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지대지 전술유도무기의 실전배치를 눈앞에 두고 있는 상황인 만큼 트럼프 대통령은 당근과 채찍을 적절히 활용해 북한의 도발을 막아야 할 필요성이 있었을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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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이날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을 KN-24라고 명명하고 이 미사일의 직경과 탄두 탑재 용량 등을 추정한 뒤 전술용, 전략용으로 모두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38노스는 북한이 명명한 KN-24가 ‘에이태킴스’(ATACMS)‘와 유사하다고 추측했다. 미국의 에이태킴스가 160~560kg의 탄두를 장착하고 300km를 비행한다면, 북한이 지난 21일 발사한 KN-24는 비행거리 410km에 500kg 이상의 탄두를 실을 수 있는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38노스는 “북한이 KN-24에 핵무기를 실을 의도가 있는지는 절대 명확하지 않다”며 “그러나 북한이 나중에 KN-24를 (전술, 전략) 양쪽 모두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 가능성을 무시할 수 없음은 분명하다”고 우려했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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