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의 손을 잡고 26일 정치판으로 돌아온 김종인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이자 신임 미래통합당 총괄선거대책위원장의 회고록이 출간됐다. 책 제목은 ‘영원한 권력은 없다’. 부제는 ‘대통령들의 지략가 김종인 회고록’이다.
진보와 보수를 막론하고 모든 진영에서 러브콜을 보내는 정치인, 김종인. 그는 서문에서 “정치인이 회고록을 쓰는 일은 기나긴 반성문을 쓰는 일과 같다”며 “이루어 놓은 성과에 자부심을 갖는 반면 이루지 못한 일들에 대한 회한과 반성의 마음의 더 크다”고 말했다.
최근 사람들이 본인에게 붙여줬다는 별명도 소개했다. 여의도의 포레스트 검프. 어쩌다 달리기 시작해 부지런히 달리고 또 뛰었을 뿐인데 알고 보니 그가 지나간 곳이 모두 역사의 현장이었던 것처럼 김 위원장의 인생도 그와 비슷해 그런 별명이 붙었다는 이야기를 지인들에게 전해 들었다고 한다. 그도 대한민국 현대사의 핵심 현장을 숱하게 지나왔다.
그는 이 책에 대해 “일반적인 회고록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그저 내 인생을 웅변하려는 목적이 아니라,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 내 인생을 소재로 삼은 것”이라며 “후배들에게 반드시 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어 거기에 내 인생을 빌어 적었다”고 설명했다.
또 김 위원장은 “참 기구한 인생을 살아 왔구나,라고 가끔 생각한다”고 책에서 밝혔다. 그는 독립운동가이자 초대 대법원장을 지낸 할아버지 김병로의 영향으로 어렸을 때부터 정치 현장을 바로 옆에서 지켜보며 자랐다. 할아버지와 박정희 대통령이 통화할 때도 종종 바로 옆에 앉아 있곤 했다. 할아버지가 통합야당을 만들 때는 불과 스무 살 남짓한 나이로 할아버지를 옆에서 돕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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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박정희에서 문재인까지 역대 대통령들을 가까이에서 보좌하며 추진했던 정책과 진행 과정 중 느꼈던 점들을 세세하게 소개한다.
전두환 정권이 금융실명제를 급하게 도입하려 했던 이유, 87헌법에 ‘경제민주화’ 조항을 넣는 과정에서 겪었던 어려움, 노태우 정부 때 보건사회부 장관으로서 감당해야 했던 라면 파동, 한소 수교와 한중 수교, 일산과 분당 신도시 설립 배경 등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 현대사의 굵직한 사건들을 책 속에모두 생생하게 담았다.
그는 대한민국 정치 경제사의 못다 한 이야기와 대한민국 정부가 걸어온 여정을 책으로 낸 이유에 대해 “반면교사로 삼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무엇보다 국민과 정치인의 근본적인 인식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도대체 언제까지 근본을 바꾸지 않고 국민이 최악 또는 차악의 선택만 반복하도록 정치를 끌고 나가려는 것인가”라고 책에서 다시 한번 일갈했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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