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는 최근 기술인력 미확보, 국가자격증 대여 등 위법을 저지른 페이퍼컴퍼니 A사를 ‘사전단속’을 통해 적발하고, 행정처분과 수사 의뢰 등 강력한 조치를 했다고 26일 밝혔다.
A사는 지난달 경기도가 발주하는 3억9,000여만원 규모의 지방도로 포장보수공사 입찰에 참여, 개찰 1순위 업체로 올랐다.
하지만 도는 A사를 포함해 개찰 1~3위 업체를 대상으로 ‘사전단속’을 시행해 자본금, 사무실, 기술인력 등 건설업 등록기준 충족 여부를 서류 및 현장점검을 통해 살핀 결과 A사가 ‘페이퍼컴퍼니’로 의심되는 증거들이 발견됐다.
이 업체는 서류상 5개 전문건설면허를 보유해 최소 10명 이상의 상시근무 기술자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모든 기술자가 주 20시간 단시간 노동자로 확인돼 기준요건에 미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고용계약서 상 단시간 노동자들이 굴삭기운전기능사, 용접기능사, 건설기술경력증을 갖고 있다고 돼 있으나, 실제 이 회사에서 근무한 내역이 없어 국가기술자격증 대여까지 의심되는 상황이다. 게다가 최저임금법, 근로기준법 위반 사항까지 포착됐다.
이 때문에 도는 이 업체를 입찰에서 배제하고 영업정지 6개월 처분을 할 수 있도록 해당 건설사의 등록관청인 연천군에 위반사항을 통보한 상태다. 이와 함께 국가기술자격증 대여 혐의에 대해 연천경찰서에 수사의뢰 했다.
자격증 대여가 확인될 시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라 해당 업체는 등록말소 되며, 해당 관련자들은 ‘건설기술진흥법’에 의거해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 등의 사법처리가 이뤄질 전망이다.
국가기술자격증 대여 행위는 다른 자격증 소유자의 취업을 방해하고, 부실공사와 안전사고를 초래하는 범죄행위라고 도는 설명했다.
경기도의 ‘사전단속’ 제도는 “불공정 거래질서를 조장하는 페이퍼컴퍼니는 다시는 경기도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이재명 지사의 정책 의지에 따라 지난해 10월부터 도입됐다.
도 발주 건설공사 입찰 참여 업체 중 적격심사 1~3순위를 대상으로 조사를 시행해 ‘건설산업기본법’에 의거한 등록기준 충족 여부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12월까지 이 제도를 시행한 결과 기존 대비 약 30%의 건설업체를 입찰단계부터 걸러내는 효과를 거뒀다.
이 지사는 “건설업계의 고질적 적폐로 여겨져 오던 자격증 대여 혐의를 수사의뢰까지 이끌어 낸 첫 사례”라며 “이번 수사의뢰는 건설산업 전반의 공정거래 질서 확립을 위한 시작이다. 앞으로도 부실업체들이 건설공사 현장에 발을 못 붙이게 하고, 건실한 업체들이 낙찰 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윤종열기자 yjy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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