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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과감한 재정 지원” 외쳤으나 ... 美中 갈등은 여전히 복병

정상들 '우한코로나' 표현 없이 공동선언문 도출

G20 "돈 쏟아 붇겠다" 공동 지원 시너지 강조

文 제안한 '필수적 경제교류'에도 공감대 형성

美中 은 여전히 장외 신경전, 중국은행도 소극적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청와대 집무실에서 코로나19 공조방안 모색을 위한 G20 특별화상정상회의 중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기 하기 위해 26일 주요20개국(G20) 정상들이 특별 화상회의를 열었다. 이번 회의는 문재인 대통령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 ‘화상 만남’을 제안하는 등 각국 정상들의 각고의 노력 끝에 성사됐다. G20 정상회의가 화상으로 진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G20 정상들은 이날 공동선언문을 통해 코로나19라는 공동의 위협에 대응해 연합된 태세로 대응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다. 지난 주요7개국(G7) 외교장관 회의는 ‘우한 바이러스’ 문구를 고집한 미국으로 인해 공동성명 채택이 불발됐으나 이날 G20 정상들은 글로벌 경제 혼란을 잠재울 연대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공동선언문을 도출하는 데 성공했다. 다만 미국과 중국이 여전히 ‘코로나19 발원지’ 등을 두고 신경전을 벌여 국제 공조의 암초는 남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상들은 이날 “세계적 대유행의 사회적·경제적 그리고 금융적인 영향에 대응하기 위해 목표 중심적인 재정 정책, 경제 조치 그리고 보증체제의 일환으로 4조8000억달러 이상을 세계 경제에 투입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과감한 재정지원이 이뤄질 것임을 약속했다. 정상들은 G20 차원에서 재정 쏟아붓기의 ‘시너지’를 강조하면서 각국의 재무장관들과 중앙은행장들에게 공동의 ‘액션 플랜’을 마련할 것을 요청했다.

정상들은 또 ‘한미 통화스와프’ 등 각국 중앙은행들이 취한 통화스와프 조치를 환영하면서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그룹(WBG)이 G20에 정책적 권고를 지속적으로 해달라고 주문했다. 국제노동기구(ILO)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를 향해서는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해줄 것을 당부했다.

정상들은 특히 ‘국제무역 붕괴’를 막아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국경을 넘는 여타 상품과 서비스의 흐름을 보장하고 글로벌 공급체인 붕괴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코로나19의 세계 경제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국가 간 경제교류의 필수적인 흐름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각국의 방역조치를 저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과학자·의사·기업인 등 필수 인력의 이동을 허용하는 방안을 함께 모색해나갈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의 이 같은 제안은 개별 국가 간 협상만으로 기업인의 무역활동을 보장하기에는 한계가 있으며 결국 G20이 국제 공조를 통해 이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는 취지다. 이에 대해 G20 정상들도 “국제무역을 촉진하고 국가 간 이동과 무역에 불필요한 장애를 유발하지 않는 방식으로 대응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함께 협력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26일 청와대 집무실에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강경화 외교부 장관 등이 문재인 대통령의 코로나19 공조방안 모색을 위한 G20 특별화상정상회의를 지켜보고 있다./연합뉴스


정상들이 이날 강력한 연대를 통한 위기극복 의지를 표명하기는 했으나 현 상황이 2008년 금융위기와는 본질적으로 다른 만큼 국제 공조가 탄탄하게 유지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특히 코로나19와 관련한 각국의 상황이 상이한 것도 국제 공조의 장애가 될 수 있는 요소로 꼽힌다. 중국은 최근 전염 확산세가 거의 멈추고 종식 수순을 밟고 있는 반면 유럽·미국은 확진자와 사망자가 폭증하면서 사태가 절정을 향해 치닫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또한 패권 경쟁을 하는 중국과 미국이 여전히 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는 것은 국제 연대의 최대 위험요인으로 꼽힌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최근 바이러스가 미국에 의해 중국으로 유입됐다는 식의 발언이 중국 내에서 나오는 것에 대해 “미친 얘기”라고 반응하며 “바이러스와 싸우기 위해 완전한 투명성이 필요하다”면서 중국의 통계 축소·조작을 겨냥했다.

코로나19에 따른 ‘경기침체’에 대응하기 위한 정책 각론에서도 각국은 다소 차이를 보인다. 부채 악몽에 시달리는 중국은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등 각국이 앞다퉈 채택한 기준금리 인하에 동참하지 않았다. 연준은 또한 한국은행 등 9개 중앙은행과 통화스와프 협정을 체결했다고 최근 밝혔으나 여기서도 중국 인민은행은 빠졌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전 세계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에 크게 기여했던 G20이 이번 코로나19 위기 대응에서도 강력한 리더십을 보여주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연대의 필요성을 거듭 호소했다.
/윤홍우기자 베이징=최수문 특파원 seoulbird@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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