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10만명을 돌파했다. CNN 방송은 27일 오후(현지시간) 기준 미국의 코로나19 환자 수를 10만513명으로 집계했다. 하루 전보다 1만9,000여명 증가한 것이다. 사망자는 1,571명으로 집계됐다. 미 존스홉킨스대학도 이날 오후 7시 27분 기준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를 10만1,657명으로 집계했다. 사망자는 1,581명으로 통계가 잡혔다. 미국은 전날 중국과 이탈리아를 제치고 세계에서 코로나19 환자가 가장 많은 나라로 올라선 데 이어 이날 10만명 선을 넘어섰다. 미국의 환자 수는 이탈리아(8만6,498명)와 중국(8만1,897명)을 훌쩍 뛰어넘었다.
미국의 코로나19 환자는 지난 19일 1만명을 넘긴 뒤 21일 2만명을 돌파했다. 이후 22일 3만명, 23일 4만명, 24일 5만명, 25일 6만명, 26일 8만명 등으로 증가하며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다. 올해 1월 21일 첫 코로나19 환자가 나온 뒤 1만명이 될 때까지는 약 두 달이 소요됐으나 1만명에서 10만명으로 폭증하는 데는 불과 8일밖에 걸리지 않았다. 사망자도 급증 추세로 24일 164명, 25일 233명, 26일 253명이 각각 숨졌다. 이날은 260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CNN은 집계했다.
미국에서 며칠 새 이처럼 코로나19 환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건 테스트 키트가 보급되며 검사가 대폭 확대됐기 때문이다. 이는 미국에서 이미 코로나19의 지역사회 전파가 상당 부분 진전돼 있었음에도 그동안 검사 키트 부족, 안이한 대처 등으로 미국의 보건·의료 체계가 이를 조기에 포착하지 못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미국에서 코로나19 환자가 가장 많이 발생한 뉴욕주에선 이날 하루 새 환자가 7,300여명 증가하며 4만4,600명으로 늘었고, 사망자는 134명 증가한 519명이 됐다. 이로써 뉴욕시에서만 2만5,573명의 감염자가 나왔다. 뉴욕에선 경찰관과 소방관 등 공공 서비스 종사자들까지 코로나19에 집단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경찰서(NYPD)에서는 경찰관 등 최소 512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고, 뉴욕소방서에도 소방관과 응급의료 요원, 일반 직원 등을 포함해 최소 206명이 양성 진단을 받았다.
루이지애나주에서는 밤새 441명의 환자가 추가로 나오며 전체 환자 수가 2,746명으로 증가했고, 코네티컷주엔 하루 새 279명이 늘어 환자가 1,291명이 됐다. 일리노이주에서도 488명의 신규 환자가 나오며 전체 환자가 3,026명으로 늘었고, 미시간주도 환자가 801명이나 늘며 총 확진자 수가 3,675명으로 올라갔다. 로스앤젤레스(LA)에서는 6일 전 409명이었던 코로나19 환자가 이날 3배가 넘는 1,465명으로 늘었다.
코로나19의 확산에 따라 학교의 개교 일정은 늦춰지고 있다. 버몬트주는 통상 6월인 이번 학년도 말까지 대면 교육을 중단하되 온라인 학습은 계속하도록 학교에 요청했고, 뉴멕시코주도 주내 학교들에 남은 학년도 기간 계속 휴교하도록 명령했다. 뉴욕주도 당초 다음 주로 예정됐던 학교의 개교 시점을 2주 연장해 다음 달 15일까지 휴교하기로 했고, 앨라배마주 역시 전날 이번 학년도 말까지 휴교 조치를 연장한다고 밝혔다.
환자가 급증함에 따라 의료물자 부족에 대한 호소는 계속되고 있다. 일리노이주 공중보건국은 마스크와 장갑 등 개인보호장비가 필사적으로 필요하다며 기부를 요청하는 호소문을 트위터에 올렸다. 랠프 노덤 버지니아 주지사도 개인보호장비와 검사 키트가 수요를 따라가지 못한다며 중국의 공급망 차질에 수요 증가가 겹치면서 전 세계적 부족 사태가 초래되고 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인공호흡기 부족 호소가 이어지자 결국 국방물자생산법을 발동해 완성차업체 제너럴모터스(GM)가 인공호흡기를 생산하도록 조치했다. 미 육군 공병대는 시카고 매코믹 플레이스 컨벤션센터를 3,000 병상 규모의 병원으로 개조하는 등 미 전역의 114개 시설을 임시 병원으로 개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정민수기자 minsooje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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