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심원 무죄 평결에도 실형 받은 성폭행 피의자, 항소심도 실형

형량은 3년에서 1년6개월로 감형돼 논란 예상

대전고등법원 전경. /연합뉴스

성폭행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 받았으나 형량이 3년에서 1년6개월로 감형됐다. 혐의를 인정하고 피해자와 합의한 점을 고려한 판단이나 최근 ‘텔레그램 n번방’ 등 디지털 성폭력 문제가 화두로 떠오른 상황에서 논란이 예상된다. 이 남성은 1심에서 국민참여재판을 신청, 배심원 무죄 평결을 끌어냈지만 재판부로부터 유죄 판결을 받아 실형이 선고된 바 있다.

대전고등법원 형사1부(이준명 부장판사)는 A(31)씨에 대한 강간 혐의 항소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했던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고 30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6월 대전 한 모텔에서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1심 재판부는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1심에서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한 A씨는 7명의 배심원 중 5명한테서 무죄 평결을 얻었으나, 재판부는 유죄를 선고했다. 작년 12월 당시 선고 공판에서 대전지법 형사12부(이창경 부장판사)는 “피해자가 신고한 시간이나 경위, 피고인이 모텔에서 다급하게 피해자를 뒤따라 나오는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TV 영상 등 여러 증거를 살펴 내린 판단”이라고 했다.

A씨는 항소심에서 반성문을 10여장 제출하는 등 자신의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항소심 재판부는 “합의 후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고 있는 점 등을 살피면 원심의 형이 다소 무거워 보인다”며 “다만 (1심에서)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해 피해자가 배심원 앞에서 다시 피해 사실을 진술하는 고통을 겪게 한 것도 고려해야 한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박준호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