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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전자화폐 '몬덱스' 실패 반면교사로

[포스트 코로나...디지털통화 패권경쟁]

<중>CBDC시대 무엇이 바뀌나

27년전 개발돼 英서 시범 적용

제3자 개입 없이 당사자간 거래

비용 부담·정보 노출로 자취감춰

사용처 넓히고 익명성 보호 필요

몬덱스 로고




◇몬덱스 개요

-1993년 영국 웨스트민스터 고안 및 마스터카드 개발

-IC카드에 일정 화폐가치를 미리 충전한 뒤 결제하는 방식

-한때 한국·미국·중국 등 80여개국서 도입



최근 세계 주요국에서 디지털화폐 발행 연구가 붐이 일면서 27년 전의 선구적 사례가 주목받고 있다. 지난 1993년 출범한 최초의 전자화폐 ‘몬덱스’의 실패를 교훈 삼아 성공방정식을 짜야 한다는 것이다.

몬덱스는 당시 1993년 영국의 웨스트민스터은행이 고안해 출시했다. 몬덱스 카드 한 장만 있으면 일반인도 금융중개기관과 같은 제3자 개입 없이 거래 당사자 간의 즉시 결제 형태로 상거래를 할 수 있었다. 해당 카드는 IC카드 형태였는데 소비자가 미리 충전한 금액이 디지털 방식으로 저장돼 있었다. 더구나 여러 종류의 통화를 복수로 사용할 수 있어 편의성이 더해졌다. 금융결제시의 전산비용 절감효과도 기대됐다.

몬덱스는 1995년 7월부터 영국 런던에서 약 100㎞ 떨어진 중소도시 스윈던에서 시범사업을 실시했다. 약 20만명의 시민 가운데 1997년 2월 기준 1만3,000명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영국 일간 가디언은 스윈던의 사례를 두고 “‘현금 없는 사회’로 가기 위한 몬덱스 실험이 실패작으로 끝났다”고 지적했다. 비싼 몬덱스 단말기를 사길 꺼리는 점포들이 몬덱스 결제를 거절하면서 사용 확장성에 대한 한계가 컸다는 지적이다. 이미 비자나 마스터카드 등 카드단말기를 비치해둔 상황에서 추가 비용을 부담할 유인도 낮았다. 이 때문에 몬덱스는 한때 한국은 물론 미국·캐나다·중국 등 80여개국에서 도입됐지만 결국 자취를 감췄다.

익명성 보호 문제도 발목을 잡았다. 몬덱스 개별 카드에는 거래 당사자 간 인증 및 거래내역을 저장할 수 있도록 하는 일종의 식별번호가 부여되지만 부득이한 경우 상대방에게 자신의 개인정보까지 알려야 했다. 이와 함께 카드 분실 또는 도난의 경우 충전된 금액을 보상받기가 어려웠다. 몬덱스가 제공하는 서비스를 모두 이용하려면 카드 단말기, 몬덱스 전화기, 은행용 전자금고 등 수많은 장비를 갖춰야 하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는 디지털금융 신기술이 성공적으로 안착하려면 범용성, 확장성, 인프라 비용 최소화, 고객정보 보호의 네 가지를 구현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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