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2년(next couple of years) 안에 내 생애 최악의 약세장이 올 것입니다.”
세계적인 투가 짐 로저스(사진) 로저스홀딩스 회장이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미국 증시 회복 전망에 찬물을 끼얹었다.
로저스 회장은 1일 블룸버그통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미국 증시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서 벗어나 회복세를 보이고는 있지만 결국에는 약세장으로 돌아설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일단 시장의 회복세가 당분간 지속할 수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하지만 또 다른 위기가 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로저스 회장은 그 이유로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피해, 높은 부채 수준, 낮은 이자율이라는 ‘3대 재앙’을 꼽았다. 바이러스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워낙 커 빨리 끝날 가능성이 별로 없고 엄청난 양의 부채가 추가되면서 증시에 강한 압박을 줄 것이라는 의미다.
최근의 안전자산 선호 현상에 대해서도 “혼란기에는 믿을 수 있다고 증명된 것들에 의존하게 된다”며 “역사를 통틀어 약세장을 만났을 때 사람들은 파산 걱정이 없기에 빚이 적은 회사들을 선호하기 마련”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시장점유율이 높은 기업들은 부채 비율이 높지 않은 이상 상대적으로 피해를 입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로저스 회장이 보는 관점에서 하락장은 이미 지난 2018년부터 감지됐다. 여기에 올해 코로나19에 따른 지역 봉쇄와 여행 금지로 기업들의 부채가 늘면서 이를 더욱 확신하게 됐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한편 로저스 회장은 “현재 많은 미 달러와 약간의 중국 및 러시아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며 “중국과 전 세계의 관광·운송·항공·농업 등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분야의 주식을 늘리기 위해 기다리고 있으며 일본 주식 투자도 고려 중”이라고 덧붙였다.
/김기혁기자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