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잔해도 너무 잔잔하면 결국 지루하다. 로맨스에 특화된 정해인도 시큰둥한 반응에 꼼짝하지 못하고 있다.
tvN 월화드라마 ‘반의반’이 이야기 전반에 혹평을 받으며 시청률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31일 방송된 ‘반의반’ 4회는 1.3%(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 시청률을 기록했다. 2.4%로 시작해 2회 2.1%, 3회 1.5%, 4회 1.3%까지 매회 자체 최저 시청률로 추락 중이다. 전작 ‘방법’의 최종회 시청률(6.7%)에 비하면 현저히 낮은 수치다.
멜로에 강점을 보인 제작진과 배우들에 힘입어 ‘반의반’은 세간의 기대를 안고 출발했다. 인공지능 프로그래머 하원(정해인)과 클래식 녹음 엔지니어 한서우(채수빈)가 만나 그리는 짝사랑 이야기로,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 드라마 ‘공항가는 길’ 등을 집필한 이숙연 작가, ‘아는 와이프’, ‘쇼핑왕 루이’ 등을 연출한 이상엽 감독이 방송 전부터 어떤 멜로물을 만들어낼지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막상 베일을 벗고 나자 기대 이하라는 평이 급증하고 있다. 짝사랑을 소재로 한 드라마임에도 주인공들이 짝사랑하는 과정부터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이다. 하원은 이미 가정을 꾸린 첫사랑을 잊지 못하고, 하원을 향한 한서우의 짝사랑도 납득하기 어렵다. 하원과 한서우의 사랑 이야기보다는 하원의 옛 첫사랑에 치중돼 봄과 어울리는 로맨스를 기대했던 시청자들은 지루하다는 평을 쏟아내고 있다.
짝사랑을 담은 인공지능(AI)이라는 소재를 다룬 만큼 신선한 시도라는 반응도 있었으나 생소하다는 지적도 많다. 하원이 개발하는 인공지능 프로그램에 대한 설명이 명확하지 않아 극의 몰입을 방해한다는 의견이다.
4회를 기점으로 본격적인 서사가 드러나기는 했다. 한서우가 하원을 향한 짝사랑을 고백한 것. 그러나 한서우의 감정에 몰입하기 쉽지 않고, 여전히 전개가 느려 답답하다는 반응이 많다.
다만 첫사랑의 아련함이 수채화 같은 질감으로 표현된 색감, 아날로그 감성이 묻어나는 연출은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초반 전개의 아쉬움이 있지만 아직 반등의 기회는 있다. 본격적으로 그려질 하원과 한서우의 사랑이야기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다시 끌어올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는 tvN ‘반의반’은 매주 월,화 오후 9시에 방송된다.
/이혜리기자 hye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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