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전면 봉쇄라는 초강수 조치를 단행한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확산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다는 절박함이 작용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1일 NHK 집계에 따르면 전날 하루 확진자 70명이 나온 도쿄도(都)와 광역지역에서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이날 오후 기준 누적 확진자(크루즈 ‘다이아몬드프린세스’ 탑승자 포함)가 3,000여명을 넘어섰다.
일본은 이탈리아나 스페인·이란 등 피해가 극심한 국가들에 비해 확진자 증가폭이 크지 않았으나 지난달 27일 처음으로 일일 확진자가 100명을 넘어선 후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8~30일 각각 200명, 169명, 94명의 추가 확진자가 발생했으며 31일에는 242명으로 급증했다.
일본 도쿄도 교육위원회는 1일 임시회의를 열어 도쿄 지역에서의 감염 확산 상황을 고려해 도립 고교 등의 휴교를 오는 5월 연휴가 끝날 때까지 계속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결정에 따라 초중학교를 관할하는 기초단위 교육위원회도 이달 초 끝날 예정이던 임시 휴교를 연장할 것으로 보인다.
하기우다 고이치 문부과학상은 “폭발적으로 환자가 증가할 우려가 있는 경우 지역별 판단으로 임시휴교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일본 정부는 ‘긴급사태 선언’ 같은 보다 강도 높은 대응책을 꺼내는 것과 관련해서는 아직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아베 신조 총리는 1일 참의원 결산위원회에 출석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긴급사태 선언 여부에 대해 “현시점은 내놓을 상황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인터넷 등을 통해 퍼진 ‘도쿄 봉쇄설’과 관련해서도 “프랑스와 같은 록다운(도시봉쇄)은 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우려가 사회 전반으로 확산하는 분위기다. 일본은행이 이날 발표한 ‘전국기업 단기경제 관측조사’에 따르면 제조업 대기업의 체감경기지수(단칸지수)가 7년 만에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날 제조업 대기업의 업황판단지수(DI)는 지난 2월 ‘0’에서 3월 ‘-8’로 추락했다. 이에 아베 총리는 특히 코로나19 확산으로 직격탄을 맞은 항공사를 지원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전희윤기자 heeyo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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