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사망자가 2일(현지시간) 170명으로 늘어 한국(169명)을 넘어섰다. 확진자도 113명 추가돼 총 1,790명으로 늘었다.
인도네시아의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신속 진단키트를 배포한 뒤 이날까지 10일 연속 매일 100명 이상 급증했다. 사망자 수로는 전 세계에서 16번째로 많다. 누적 확진자 수 대비 누적 사망자 비율을 나타내는 치명률은 9.49%를 기록하고 있다.
확진자가 급증하고 있지만,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말레이시아 등과 같은 ‘봉쇄 조치’를 내놓지 않고 있다. 조코위 대통령은 전날 갈랑섬에 만든 코로나19 응급병원 시찰 후 “봉쇄가 경제에 지장을 줄 것이기 때문에 선택 사항이 아니다”라고 직설적으로 이유를 밝혔다고 일간 콤파스가 보도했다.
이날 조코위 대통령은 티토 카르나피안 내무장관에게 “지방 정부의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도로 차단 조치가 물류 유통에 영향을 주고 있다. 도로 폐쇄로 2개 지역이 쌀 수급에 차질이 있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도로를 차단하는 지역에 내무장관이 경고하라”고 지시했다.
자카르타 수도권 교통기구(BPTJ)는 전날 수도권을 운행하는 버스와 통근 열차·지하철·경전철, 공항버스 등 대중교통 서비스를 중단하고, 일부 톨게이트를 차단해 자가용을 포함해 모든 차량의 진·출입을 막겠다는 회람을 발행했다. 하지만 교통부는 “BPTJ의 회람은 보건부로부터 대규모 사회 제한조치(PSBB) 지역이라는 사전 승인을 받지 않아 권고사항에 불과하다”고 제동을 걸었다.
조코위 대통령이 봉쇄 불가론을 펼치는 내심에는 자카르타 수도권 전격 봉쇄 시 일용직 노동자 등을 중심으로 폭동이 일어날 우려가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인도네시아에서는 1998년 유가 인상이 전국적인 유혈 폭동으로 이어졌고, 결국 32년간 철권통치를 휘두른 수하르토 대통령이 권좌에서 물러난 바 있다.
/전희윤기자 heeyo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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