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방송되는 ‘궁금한 이야기Y’에서 22살 지현씨의 억울한 죽음 속 담긴 진실을 찾아나선다.
지현씨는 지난 17일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직장 때문에 타지에서 홀로 생활했던 그녀가 떠난 방 안에는 두 장의 유서만 남아 있었다. 회사가 너무 싫다는 말로 시작된 유서에는 자신을 괴롭혀 왔다는 두 사람의 이름이 적혀 있었다.
장례식장에 온 회사 관계자들의 태도는 심상치 않았다. 회사관계자들이 지현 씨의 유서를 다 찍어갔다. 이들은 숨진 지현 씨와 같은 회사에 다니던 남자친구도 따로 불러냈다. 남자친구를 차에 태운 공장장은 녹음기를 꺼내들었다. 녹음을 시작한 공장장이 꺼낸 첫마디는 ‘그날 지현이랑 싸웠어?’였다.
“제가 봤을 땐 지현이가 참 억울하게 죽은 거 같은거 그건 제가 인정을 할 거 같아요. 얘가 지금 죽어서도 너무 억울할 거 같아요.” -익명의 직장동료로부터 걸려온 전화
지현 씨의 유서에는 직장 이야기가 반복적으로 나오는데 회사에서는 직장생활에 전혀 문제가 없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지현 씨 지인들의 이야기는 달랐다. 자신을 둘러싼 소문으로 많이 괴로워했다는 지현 씨가 거의 매일 울었다는 것.
공장에서 같이 일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끊임없이 안좋은 이야기를 들으며 힘겨운 회사생활을 이어가고 있던 중, 최근 지현 씨를 더 힘들게 만든 사건이 있었다고 한다. 그는 유서에 “강 팀장, 김소리. 이 두 명이 정말 다니기 싫게 만든다. 김소리 제발 나에 대해서 뭘 안다고 떠들고 다녀 진짜 애지간히 괴롭혀라.. 한 마디도 못하는 내가 진짜 너무 싫네”라고 적었다.
지현 씨의 유서에 등장한 회사, 그리고 강팀장과 김소리. 그들은 정말로 지현 씨의 죽음과 관련이 없는 것인지 억울한 죽음의 진실을 추적한다.
이날 방송에서는 텔레그램 ‘N번방’의 관전자들, 조주빈을 ‘박사’로 만든 이들도 찾아 나선다.
제작진은 박사방, N번방 이후 텔레그램에서 더욱 은밀하게 이뤄지고 있는 성 착취 현장과 익명성 뒤에 숨어 동조하고 있는 이른바 ‘관전자들’의 실체를 뒤쫓는다.
지난 17일 검거된 ‘박사’, 여성들을 협박해 성 착취 영상을 제작하고 유포했던 그는 26살의 조주빈이었다. 한 시민단체는 ‘N번방’을 비롯해 성 착취가 이뤄졌던 텔레그램방에 참여했던 사람이 26만여 명에 이른다는 추정치를 내놓기도 했다.
제작진은 신상이 노출된 성 착취 방 참가자들에게 연락을 시도했다. 그런데 그들은 하나같이 자신은 계정을 도용당했을 뿐 가입한 적도, 음란물을 본 적도 없다고 주장한다. 이들의 말이 사실일지 제작진은 여성 유튜버의 얼굴에 음란물을 합성해 유포한 또 다른 참가자의 대화 내용을 입수했다. 그는 “30명 기념 딥페이크 가져온다. 다운해라, 이건 그냥 뿌리는 거. 다음방 더 화력 좋아지면 7분 영상 푼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왜 이런 짓을 하고 있는 것일까. 제작진이 만난 그 역시 처음엔 ‘N번방을 모른다’며 부인했지만, 본인의 대화 내용이 담긴 증거 앞에서 결국 시인하고 말았다. 그런데 그가 내뱉은 말은 더욱 충격이었다. 단지 자극적인 것을 찾는 자신의 성욕 때문이었다는 것이다. 이는 빙산의 일각이었다.
기존 회원의 추천을 받아야만 입장할 수 있어 소수로 운영되는 일명 ‘상공회의소’방. 그곳에서는 성인 여성뿐 아니라 미성년자, 심지어 어린아이들을 대상으로 입에 담을 수 없는 대화가 오가고 피해자들의 영상이 공유되고 있었다. 제작진은 수소문 끝에 그 비밀방에 참여한 한 회원을 찾아 냈는데 놀랍게도 그는 결혼까지 한 평범한 30대 직장인 남성이었다.
한편 N번방 ‘관전자’들의 실체를 파헤쳐 보는 SBS ‘궁금한 이야기 Y’는 금요일 밤 8시 55분 방송된다.
/조예리기자 shar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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