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反) 북한단체가 지난 2018년 11월 조성길 전 주 이탈리아 북한 대사대리의 잠적에 관여했다는 미국 언론보도가 나왔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4일(현지시간) 로마발 기사에서 익명의 관계자들을 인용해 조성길이 아내와 함께 대사관을 빠져나온 뒤 반북단체인 자유조선 멤버가 운전하는 차량을 타고 이동했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북한 정권에 강한 충성심을 보이던 조성길은 2018년 11월 어느 날 아침 아내와 함께 주이탈리아 대사관 건물을 떠났다. 이에 대해 WSJ은 “조성길은 동료들에게는 산책하러 간다고 말했지만, 이들 부부는 근처에 대기하는 차량에 올라탔다”면서 “이 차량을 운전한 인물은 자유조선 소속이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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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는 자유조선 측이 조성길 부부를 안가로 데리고 갔다. 자유조선의 리더 ‘에이드리언 홍 창’은 조성길 부부를 ‘정치적 망명자’로 서방 진영에 알리려고 했다고 매체는 설명했다. 이후 조성길은 잠적을 감춘 상태다.
WSJ는 조성길 부부가 딸을 남겨두고 잠적한 배경은 불확실하지만, 자유조선은 이 사건을 계기로 탈북자의 가족을 보호하는 일에 더욱 신경을 쓰게 됐다고 보도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기반을 두고 있는 자유조선은 2017년 말레이시아에서 피살된 김정남의 아들 김한솔과 가족을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켰다고 주장한 ‘천리마민방위’의 후신이다. 지난해 2월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관 괴한 침입 사건을 주도하기도 했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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