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갑은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이성헌 미래통합당 후보가 여섯 번째 맞붙는 곳이다. 지금까지는 3승2패로 우 후보가 한발 앞섰다. 21대 총선에서는 승부가 한쪽으로 기울어질지, 혹은 다시 균형을 이룰지 결정된다. 서울경제가 결전을 앞두고 있는 두 후보와 동행 인터뷰를 했다.
우 후보는 “4선 의원이 되면 교착 상태에 빠진 남북관계를 푸는 일에 힘쓸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서울경제가 6일 서대문구 아현역 앞에서 만난 우 후보는 여유 있는 자세로 여섯 번째 맞대결을 준비하고 있었다. 유세차량에서도 요란한 가요 대신 차분한 클래식이 흘러나왔다. 전날에는 고향 지역인 철원의 정만호 후보를 지원하기 위한 유세를 다녀오기도 했다. 우 후보는 “신인이 왔으면 어떤 사람인지 알아봐야 하니 오히려 불편했을 것”이라며 “여섯 번 맞붙으니 정도 들고 익숙한 상대라 편하다”고 말했다.
이번 총선에 승리하면 우 후보는 4선 고지를 밟게 된다. 당 원내대표를 지낸 데 이어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출마하고 통일부 장관 후보로도 거론된 ‘중량급 인사’인 셈이다. 그는 “민주화와 통일을 위해 활동해온 사람으로서 교착 상태에 빠진 남북관계를 푸는 일이 최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우 후보는 “지난 20대 국회의 마지막 1년은 정말 불행하고 부끄러웠다”며 “의회정치를 선진화하는 데 기여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 제기되는 ‘586 용퇴론’에 대해서는 “정가에서 떠돌던 얘기”라고 일축했다. 우 후보는 “이번 경선에서 586(세대 후보)이 출마한 지역에서 경쟁력이 10~15% 벌어지고 있다”며 “주민들은 아직도 이 세대가 대한민국과 지역을 위해 봉사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신 우 후보는 ‘후임 양성’을 약속했다. 그는 “586을 물러나라고 할 게 아니라 다음 세대를 키우자고 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우 후보는 ‘삶이 편안한 서대문, 살기 좋은 고향’을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외형적으로 큰 빌딩이 올라가고 대형 상권이 들어서는 것보다는 산에 둘레길을 만들거나 어린이놀이터·공중화장실·주민센터 등 편의시설을 증진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이 후보는 “이웃 종로나 마포·은평은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데 서대문은 너무나 낙후됐다. 고인 물은 썩게 마련”이라며 우 후보가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있었던 지난 8년을 혹평했다.
같은 날 서대문구 현저동 독립문공원 유세에서 만난 이 후보는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대 총선 이후 아현 뉴타운에 3,000여가구가 전입했는데 그 절반 이상이 진보 성향이 강한 30~40대라는 점에서다. 그는 “(뉴타운 주민들이) 진보적이라 우리 정책을 제대로 알리기 쉽지 않다. 그분들이 새로운 변화이고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강한 위기의식을 느낀 이 후보는 김종인 공동선거대책위원장에게까지 지원사격을 요청해 이날 유세를 함께했다.
이 후보는 지난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당선된 후 19·20대 선거에서 내리 우 후보에게 패했다. 우 후보가 원내대표로 당선되고 서울시장 경선에 나가는 것을 지켜봐온 그는 “서울시장이 되기를 기도해주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데 우리 지역이 낙후돼가고 있고 지역 발전이 안 되는데 다시 장관이나 서울시장으로 가면 2년 만에 보궐선거를 해야 한다”며 “지역을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라 출세를 위해 서대문을 이용하는 접근은 잘못됐다”고 날을 세웠다. 특히 ‘통일운동’을 하겠다는 우 후보의 포부를 겨냥해 “지나친 자기 욕심”이라고 꼬집었다.
이 후보는 이번 총선을 ‘문재인 정권 경제정책 심판’이라고 짚었다. 그는 “문재인 정권이 3년간 최저임금을 급격히 인상하고 주 52시간 근로제를 도입하며 경제적 토대를 완전히 무너뜨리는 과정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폭탄을 던져버렸다”며 “지금보다 큰 공적자금을 조성해 집중적으로 기업과 자영업자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서대문 내 대학들을 연결하는 ‘신대학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연세대와 신촌로 사이 5만5,000평의 공간을 개발해 주차장, 청년 연구인력 공간, 취업교육시설을 구축하겠다는 게 그의 복안이다.
/김인엽기자 inside@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