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스 크라치(사진) 미국 국무부 차관은 현재 부처 내에서 경제성장과 에너지, 환경 분야를 맡고 있습니다. 지난해 1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명을 받은 뒤 6월 상원의 인준 투표를 통과했습니다. 그는 제너럴모터스(GM)에서 최연소 부사장을 지냈고 퍼듀대학교에서 이사회 의장을 역임했으며 도큐사인(DocuSign)의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를 지냈습니다.
다양한 경력을 가진 그가 6일(현지시간) 허드슨연구소와의 대담에서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은 미국이 한 단계 올라서는데 좋은 기회”라며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경제안보 전략을 밝혔습니다.
우선 미국은 10대 핵심 산업에 집중합니다. 그는 “나는 10개의 핵심 분야에 대한 혁신에 집중해야 한다고 본다”며 “이들 분야는 인공지능(AI)과 자율주행차, 6세대(6G) 통신망, 양자 컴퓨팅(quantum computing), 바이오, 스마트 시티 등”이라고 밝혔습니다. 정확히 10개 분야를 모두 소개하지는 않았지만 미국의 관심이 어디에 쏠려 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입니다. 그러면서 “경제안보 전략은 네 가지 기둥으로 나눌 수 있는데 미국을 안전하게 지키고, 미국에 투자하고 미국을 혁신하고 미국인들이 배우게 하는 것”이라며 “미국 근로자들에 대한 훈련 투자와 여성들의 역량 강화, 자본에 대한 접근성과 혁신 연구 펀드 강화”라고 전했습니다. 이어 “우리는 신뢰할 수 있는 공급망뿐 아니라 산업기반 연구개발(R&D)을 리빌딩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는 또 지식재산권의 보호를 강조했습니다. 크라치 차관은 “우리의 경제분야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것은 기술과 지적재산, 금융시스템과 미국의 교육기관 같은 미국의 자산을 지키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경제가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아가면 미국이 다시 통상압력을 강화할 것임을 시사하는 부분입니다.
그는 중국의 일대일로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크라치 차관은 “중국의 (일대일로에 의한) 대출은 담보가 설정돼 있고 돈을 갚지 못하면 어떤 자산이라도 압류할 권리가 있다”며 “어차피 돈을 빌린 국가는 알고 있으니 비공개 조항을 공개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날 대담에서 느낀 것은 미국은 코로나19 와중에서도 미래를 내다보고 큰 그림(빅 픽처)을 그리고 있다는 점입니다. 우리 정부는 이 같은 전략을 세우고 있을까요.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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