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정치 1번지 부산 진갑은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서병수 미래통합당 후보가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고 있다. 정근 무소속 후보 역시 10% 가까운 지지율로 콘크리트 지지층을 유지하고 있어 한 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상황이다. 김 후보의 ‘야당 심판론’과 서 후보의 ‘정권 심판론’이 맞붙은 가운데 민주당 출신인 정해정 민생당 후보와 통합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정근 후보의 추격세가 선거 판세를 좌우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서울경제가 여론조사업체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지난 6일 부산 진갑 주민 50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총선 가상대결에서 김 후보 38.5%, 서 후보는 34.7%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두 후보자의 지지율 격차는 3.8%포인트로 오차범위(±4.4%포인트) 내 접전 중이다. 이어 정근 후보 9.4%, 정해정 후보 0.4% 등의 순이었다. 투표할 후보가 없다 6.9%, 모름·무응답이 8.9%에 달해 부동층 향배도 당락의 결정적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연령별 지지도가 극명하게 갈리면서 세대별 보·혁 대결 양상이 벌어지고 있다. 김 후보는 18~20대까지 41.2%, 30대 47.4%로 우위를 보인 데 이어 40대에서는 61.6%로 서 후보를 크게 따돌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서 후보는 60대 이상에서만 51.2%로 우위를 점했다. 서 후보는 18~20대에서 15.8%, 30대 26.0%, 40대 26.6%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김 후보와 서 후보를 지지하는 이유로 ‘소속 정당’을 택한 비율이 각각 31.9%, 37.0%로 가장 높게 나타나 진영·세대 간 대결이 뚜렷했다.
그 다음 지지 이유는 ‘개인의 자질·역량’이었다. 부산진구에서 초중고를 모두 나온 김 후보는 16·17대 총선 서울 광진갑에서 당선된 후 19대 때 고향으로 내려왔지만 고배를 마신 후 지난 20대 선거에서 2전3기 끝에 3선의 고지에 올랐다. 문재인 정부 초대 해양수산부 장관을 맡았다. 이에 맞서는 서 후보는 부산 해운대구청장을 거쳐 해운대·기장갑 보궐선거로 국회에 입성한 후 17·18·19대까지 내리 4선에 성공한 뒤 부산시장을 역임했다. 이 같은 경험 덕에 자질과 역량을 이유로 지지하는 비율이 김 후보 25.5%, 서 후보 18.2%를 기록했다.
변수는 ‘부동층 표심’이다. 투표할 후보가 없다거나 모름·무응답 응답률이 15.8%였다. 두 후보가 접전을 벌이는 점을 고려하면 부동층 표심이 선거 당락을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정근 무소속 후보의 득표율도 무시하지 못할 변수다. 19·20대 총선에서 부산진갑의 1·2위 득표 차는 3%포인트대에 그쳤다. 봉사단체 ‘그린닥터스’ 이사장을 맡고 있는 정근 후보는 8년 전 19대 총선에서도 새누리당 낙하산 공천에 반발하며 무소속 출마했는데 24.7%라는 무시하지 못할 득표를 했다. 계속 지지 여부는 서 후보가 86.1%로 김 후보(83.0%)를 따돌렸지만 정근 후보 지지자들도 57.8%가 계속 지지할 것이라고 답해 이 지역 제3후보로서의 입지를 과시했다. 정근 후보의 완주는 지지층이 겹치는 서 후보에게 불리하다는 평가가 많다. 서 후보는 단일화 내지는 정근 후보의 사퇴를 기대하며 설득에 나선 상태다.
지지 여부와 관계없이 이번 총선에서 누가 당선될 것 같으냐는 질문에는 김 후보 43.2%, 서 후보 36.1%로 역시 오차 범위 내에 있었지만 후보 지지도 조사 결과보다 격차가 3.3%포인트 벌어졌다.
/송종호기자 joist1894@sedaily.com
※이번 조사는 부산 진구갑 선거구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504명(셀 가중 방식·표본 크기 500명)을 대상으로 지난 6일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전화 면접조사(무선 90.3%, 유선 9.7%)로 실시됐다. 응답률은 17.6%(무선 18.8%, 유선 10.9%)다. 피조사자는 2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 기준 성·연령·지역별 할당 후 유선 RDD와 휴대전화 가상번호로 선정했다. 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는 ±4.4%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엠브레인퍼블릭과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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