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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포스트 코로나19…규제혁파로 기업 유턴 길 터야

코로나19 사태가 글로벌 공급망에 의존해온 한국 경제에 깊은 내상을 입혔다. 중국산 부품을 구하지 못해 자동차 생산라인이 멈춰 서기도 했고 화학·기계업종의 피해도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실물경제가 타격을 받으면서 실업 쓰나미까지 밀려들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6일 “범정부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경제정책 방향과 정책과제들을 검토하겠다”며 선제대응을 지시했다. 정부 대책에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유턴기업 지원이 포함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성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미국·일본 등 주요국은 일찌감치 해외 진출 기업을 국내로 되돌아오게 하기 위해 세금 감면 등 혜택을 주는 ‘리쇼어링(reshoring)’에 적극 나섰다. 특히 미국은 규제 하나가 새로 생기면 기존 규제 2개를 폐지하는 ‘원 인 투 아웃(One In Two Out)’ 제도까지 시행했다. 그 덕분에 2010년 95곳에 그쳤던 미국 유턴기업이 2018년 886곳으로 9배나 증가했고 연평균 5만2,514개의 일자리를 만들어냈다. 반면 한국은 지난 5년간 연평균 10.4개 기업이 국내로 돌아오는 데 그쳤다. 유턴기업 한 곳이 만들어낸 일자리도 19개에 불과했다. 미국 유턴기업의 5분의1에도 못 미치는 실적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미국은 일자리 창출력이 큰 대기업 유턴이 많았던 반면 한국은 중소기업 유턴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7일 규제 개선을 통해 제조기업의 유턴이 이뤄질 경우 취업 유발 인원이 13만명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2월 현재 국내 실업자 수 115만3,000명의 11.3%에 해당하는 규모다. 코로나19발 실업대란이 현실화하는 상황에서 대기업 유턴은 단기간에 많은 일자리 창출 효과를 거둘 수 있어 매력적이다. 협력업체 동반 유턴을 통한 제조업 생태계 부흥까지 기대할 수도 있다. 하지만 획일적 근로시간 단축, 최저임금 과속 인상 등 반(反)기업·친(親)노조 정책으로는 기업들의 발길을 되돌릴 수 없다. 해외 진출 기업들이 줄곧 요구해온 신산업 규제 혁파와 수도권 규제 완화 등 전면적인 규제 개혁이 뒤따라야 한다. 또 법인세 인하를 비롯한 각종 세제 지원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에 우리 기업들이 살아남아 이기게 하려면 신속하게 장애물을 걷어내고 충분한 영양분을 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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