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일본 등 주요국은 일찌감치 해외 진출 기업을 국내로 되돌아오게 하기 위해 세금 감면 등 혜택을 주는 ‘리쇼어링(reshoring)’에 적극 나섰다. 특히 미국은 규제 하나가 새로 생기면 기존 규제 2개를 폐지하는 ‘원 인 투 아웃(One In Two Out)’ 제도까지 시행했다. 그 덕분에 2010년 95곳에 그쳤던 미국 유턴기업이 2018년 886곳으로 9배나 증가했고 연평균 5만2,514개의 일자리를 만들어냈다. 반면 한국은 지난 5년간 연평균 10.4개 기업이 국내로 돌아오는 데 그쳤다. 유턴기업 한 곳이 만들어낸 일자리도 19개에 불과했다. 미국 유턴기업의 5분의1에도 못 미치는 실적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미국은 일자리 창출력이 큰 대기업 유턴이 많았던 반면 한국은 중소기업 유턴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7일 규제 개선을 통해 제조기업의 유턴이 이뤄질 경우 취업 유발 인원이 13만명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2월 현재 국내 실업자 수 115만3,000명의 11.3%에 해당하는 규모다. 코로나19발 실업대란이 현실화하는 상황에서 대기업 유턴은 단기간에 많은 일자리 창출 효과를 거둘 수 있어 매력적이다. 협력업체 동반 유턴을 통한 제조업 생태계 부흥까지 기대할 수도 있다. 하지만 획일적 근로시간 단축, 최저임금 과속 인상 등 반(反)기업·친(親)노조 정책으로는 기업들의 발길을 되돌릴 수 없다. 해외 진출 기업들이 줄곧 요구해온 신산업 규제 혁파와 수도권 규제 완화 등 전면적인 규제 개혁이 뒤따라야 한다. 또 법인세 인하를 비롯한 각종 세제 지원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에 우리 기업들이 살아남아 이기게 하려면 신속하게 장애물을 걷어내고 충분한 영양분을 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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