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의 44번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강남의 한 대형 유흥업소에서 근무하는 종업원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지역사회 집단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유흥업소라는 장소의 특성상 회원이나 종업원들의 신원 파악이 어려울 가능성이 제기된다.
8일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지역사회 감염이 한창일 때 노래방에서 감염자가 많이 나왔는데, 여기는(강남 유흥업소) 방이 40개 정도면 대형 업소”라며 “그 종업원에 해당하는 분이 한 방 이렇게만 들어가지 않았을 거고, 여러 방을 돌아다녔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이어 “노래방 형태로 돼 있는 곳이라고 하면 계속해서 노래를 부르면서 마스크 전혀 안 쓰면서 계셨을 것”이라며 “여자 종업원분이 증상이 있는 상황에서 계속 그 안에 있었다면 사실 대규모 발생도 예상이 가능한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서울 강남구청에 따르면, 강남구 44번째 확진자 A씨(36·여)는 일본에 다녀온 가수 윤학(37)과 지난달 26일 접촉한 뒤 지난 2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A씨는 의심 증상이 발생하기 이틀 전인 지난달 27일 오후 8시부터 28일 새벽 5시까지 9시간 동안 근무한 것으로 전일 확인됐다.
해당 업소는 8층짜리 대형 건물 지하 2개 층에 40개의 룸이 있으며, 여종업원만 100여명이 근무하는 강남 최대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건물에는 숙박업소가 있고 엘리베이터는 건물 입주자들이 모두 사용할 수 있다.
이 교수는 ‘회원제로 운영되는 업소라 회원과 여성 종업원들을 숨길 가능성이 있지 않냐는 질문에 “그런 부분이 걱정”이라며 “회원명부 자체도 정확하지 않을 수 있고, 이런 업소에서는 카드 결제 같은 걸 안 했을 가능성도 높아서 걱정이 된다”며 “그래서 A씨 근무 당시 어떤 분들이 실제 방문했는지 잘 드러나지 않을 수 있어서, 아마 역학조사 단계에서 상당히 곤혹을 치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역학조사는 본인의 진술에 바탕을 하고 거기에 카드 결제 상황이라든지, 핸드폰 동선이라든지, 이런 걸로 파악을 하는데 일단 본인의 진술이 엇갈리기 시작하면 역학조사관들한테 상당한 혼란을 주기 때문에 결과가 나오는 데까지 시간이 상당히 연장되게 할 수 있다”며 “또 그것을 이용하시는 분들이 사회적 영향력도 있고 경제적으로도 좋은 분들이 있을 것이고, 거기에 연예인들까지 섞여 있으면 그분들이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의 숫자도 엄청나게 많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이어 “그런 영향력 때문에 만약 확진자가 추가된다면 그 이후에 더 확산된 환자들이 나타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조예리기자 shar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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