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여성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디지털 성범죄를 일으켜 사회적 공분을 사고 있는 ‘n번방’ 사건 이후 경기도청소년전화 1388에 관련 상담건수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경기도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 따르면 한 달 평균 100여건을 넘는 일반성상담 전화에 5건 내외 정도였던 디지털 성범죄 상담건수가 지난 3월 한 달 간 17건에 달했다.
상담 내용을 보면 사회관계망(SNS)과 랜덤(오픈)채팅 등에서 용돈 등을 미끼로 사진이나 인적사항 요구에 이를 넘겼다가 피해를 입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이들은 넘겨받은 자료를 사회관계망 등에 유포하겠다고 협박하며 금전을 요구하거나 더 높은 수위의 사진을 요구했고, 청소년들은 두려움으로 인해 주변에 알리지도 못할 뿐만 아니라, 사진 유포에 대한 걱정으로 극심한 불안감을 호소했다.
또 현재는 아니지만 과거에 디지털 성범죄로 상담을 받았던 청소년들도 이번 ‘n번방’ 사건으로 인해 과거의 기억이 되살아나 고통에 시달리고 있는 경우도 있었다.
한 청소년은 “과거에 디지털 성범죄를 당해 심리상담을 받아 어느 정도 괜찮았는데, 지금 n번방 사건이 터지니 그 때 생각이 나서 힘들다”며 상담 전화를 하기도 했다.
경기도 ‘청소년전화 1388’은 이에 청소년에게 음란행위를 유도하고 이를 범죄에 악용하는 ‘몸캠피싱’ 등 디지털 성범죄로 인한 불안감이나 피해를 겪고 있다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전문상담을 하고 있다. 상담 후에는 피해신고 및 치료비?법률지원, 유포된 피해 영상을 삭제할 수 있도록 전문기관으로의 연결을 돕고 있다.
또 성범죄 예방을 위해 ‘야동’ 등 음란물 이용으로 죄책감을 호소하는 청소년들에게는 음란물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올바른 성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
유순덕 경기도청소년상담복지센터장은 “디지털 성범죄 피해로 고통받는 경우 전문가의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청소년전화1388이 피해 청소년들이 두려움 없이 삶의 희망을 되찾을 수 있도록 동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윤종열기자 yjy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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