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 따르면 최준용(감염내과)·김신영(진단검사의학과) 교수팀은 코로나19로 급성호흡곤란증후군을 동반한 중증 폐렴으로 치료를 받았지만 증상이 호전되지 않던 위중 환자 2명에게 20대 완치자의 회복기 혈장 및 스테로이드 치료를 해 회복됐다는 임상결과 사례보고서를 대한의학회 국제학술지(JKMS)에 발표했다.
두 환자는 기저질환(지병)이 없는 71세 남성과 고혈압이 있는 67세 여성으로 20대 완치자의 혈장을 각각 입원 10일차와 6일차에 12시간 간격으로 2회(회당 250㎖) 투여받고 스테로이드 치료를 함께 받았다.
혈장 치료는 완치자의 혈액에서 면역기능을 담당하는 항체 등이 들어 있는 회복기 혈장을 환자의 혈관에 주입하는 방식. 확실한 치료제가 없는 메르스·코로나19 등 신종 감염병 중증환자 치료에 종종 시도된다.
최 교수는 “중증 폐렴을 치료하려면 바이러스 증식과 과도한 염증반응을 모두 잡아야 한다. 그런데 스테로이드 치료는 염증반응을 줄여주지만 바이러스를 증식시킬 수 있고, 혈장 치료는 합병증(급성 폐손상 등) 발생 위험이 있다”며 “그러나 회복기 혈장 속에는 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하는 중화항체(neutralizing antibody)가 있어 스테로이드 치료와 병행할 경우 위중한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두 환자 모두에서 회복기 혈장 투여와 스테로이드 병행치료 후 염증 수치, 림프구 수 등 각종 임상 수치가 좋아졌다. 최 교수는 “대규모 임상시험 결과가 아니어서 과학적 증거가 충분하지 않지만 항바이러스제 등 치료로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 중증·위중 환자에게 회복기 혈장 및 스테로이드 병행치료가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와 싸우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항체 속에는 바이러스가 사람 세포로 침투할 때 앤지오텐신전환효소2(ACE2) 수용체에 달라붙는 스파이크 단백질의 표면에 붙어 바이러스의 침투·증식을 막는 중화항체가 포함돼 있다. 최 교수는 “혈장을 기증할 완치자들을 효율적으로 모집하고 확보한 혈장을 적절히 배분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과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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