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중한 코로나19 환자 치료에도 쓰이는 인공심폐장비 에크모(ECMO·체외막산소공급장치) 국산화가 가시권에 접어들었다.
분당서울대병원, 서울대 의대, 서강대, 서울아산병원 공동연구팀은 에크모 시스템의 70%가량을 국산화한 에크모 시제품을 개발, 지난해 12월 급성 호흡부전으로 폐 이식을 앞둔 환자의 생명유지 치료(파일럿 임상시험)에 적용했다고 8일 밝혔다.
환자는 이후 중환자실에서 약 3주간의 치료를 받고 올해 1월 3일 폐이식을 받았으며 현재 안정적 상태에서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
에크모는 몸 밖에서 인공 폐와 혈액펌프를 통해 환자의 혈액에 산소를 공급하고 이산화탄소를 배출한 뒤 체내에 넣어주는 의료기기. 국내에 약 350여대가 있는데 모두 독일·일본 등 외국 제품이다. 주로 폐·심장이 제 기능을 못하는 중증 폐부전증·심부전증 환자 치료에 사용된다
에크모는 혈액펌프, 혈액산화기, 혈액회로, 구동·제어장치 등으로 구성되는데 산화기와 캐뉼라(몸 속에 삽입하는 튜브) 등은 아직 국산화하지 못했다. 향후 산화기 개발 후속연구가 완료되면 전체 시스템의 국산화율이 95% 수준으로 올라간다.
연구팀은 그 동안 원심성 혈액펌프의 기초설계에서 제작에 이르는 원천기술을 확보했고 혈액산화기 제작 노하우, 심폐순환보조장치 전자제어시스템 등도 개발했다.
연구책임자인 전상훈 분당서울대병원 흉부외과 교수는 “중환자 치료 필수장비인 에크모 국산화를 통해 우리나라도 복합 고부가가치 의료기기를 개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실무총괄을 맡은 조영재 분당서울대병원 교수는 “신종 감염병 발생 등 앞으로 다가올 보건의료 위기상황에서 국산 에크모가 진가를 발휘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공동연구자인 김희찬 서울의대 교수는 “에크모 제조·판매에 관심 있는 국내 기업을 통해 보다 개선된 양산용 제품을 개발하고 임상시험을 거쳐 시장에 출시, 본격적인 4등급 의료기기 국산화 시대를 열 계획”이라고 했다.
공동연구팀은 보건복지부 과제(스마트 올인원 심폐순환보조장치 개발)로 2014~2019년 50여억원의 정부출연금을 지원받았다.
/임웅재기자 jael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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