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악재 속에서도 강행할 것으로 보이는 최고인민회의에서 대남 및 대미 메시지를 낼 지 주목된다.
9일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은 10일 평양에서 남한의 정기국회격인 최고인민회의 제14기 3차 회의를 진행한다.
최고인민회의는 매년 4월께 정기회의를 열어 헌법과 법률 개정 등 국가정책의 기본원칙 수립, 주요 국가기구 인사, 예산안 승인 등의 기능을 수행한다. 특히 김 위원장이 집권 후 최고인민회의를 통해 대내 정책과 대남 및 대미 메시지를 지난해 밝힌 바 있는 만큼 코로나 19 악재 속에서 강행되는 이번 회의에 관심이 쏠린다. 다만 코로나 19 상황이 진정되지 않고 있고 김 위원장이 지난해 3월 치러진 제14기 선거 때부터 대의원을 맡지 않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불참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 위원장이 발신할 대남 및 대미 메시지 외에 눈여겨볼 대목은 올해부터 존재감을 키우고 있는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의 지위변화 여부다. 김여정은 대남 및 대미 메시지를 직접 발신하며 북한 내 위상이 크게 격상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백두혈통인 김여정이 북한 내 모든 간부에 대한 인사권, 검열권, 보고권을 쥔 핵심 요직인 조직지도부장으로 임명될 지가 관심이다. 김여정 외 리선권 외무상의 국무위원 진입 여부 등도 관심사다. 하지만 이미 지난해 연말 노동당 전원회의를 통해 주요 인사 조처를 대부분 마무리한 상황이어서 인사 폭은 소폭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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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관전 포인트는 북한이 2016년 제시한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 결산 관련 내용이다. 김 위원장이 북미 비핵화 협상이 지지부진해지자 연초 ‘경제 정면돌파전’을 천명한 만큼 어떤 경제정책을 내놓을 지도 관심이 쏠린다. 북한 전문가들은 코로나 19 상황의 악화와 미국의 강력한 대북제재 속에서 북한의 선택지가 좁은 만큼 ‘자력갱생’을 강조하는 것 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다만 북한은 코로나 19로 인한 민생 안정을 위해 보건분야 관련 예산을 늘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편 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추대(1993년 4월 9일) 27주년인 이날 김정일 위원장의 ‘선군(先軍) 업적’을 띄우며 김씨 일가의 정통성 강화에 열을 올렸다 .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의 신념과 배짱으로 사회주의 승리의 활로를 열어나가자’는 제목의 사설을 싣고 체제 수호를 위한 김정일의 신념과 자위적 국방력 활동을 소개했다. 신문은 “1990년대 사회주의가 진전과 좌절의 갈림길에 있을 때 김정일 동지께서는 선군의 기치를 추켜드시었다”면서 “(그 덕분에 북한에) 주체 사회주의가 굳건히 수호되고 부강조국 건설의 튼튼한 도약대가 마련됐다”고 호평했다. 특히 “오늘 국가의 전략적 지위가 비상히 높아지고 주체적 국방공업 발전에서 근본적 전환이 일어난 것은 우연이 아니며 장군님의 헌신과 노고를 떠나 생각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박우인기자 wipar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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