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들어 서울 25개 구(區) 중 14개 구의 아파트 가격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 4구, 마포·용산·성동구 등 지난주 ‘마이너스 집값’을 기록한 11개 구에 더해 동작·서대문·은평구가 추가로 하락장에 진입한 것이다. 정부의 부동산 대책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 장기화로 강남에서 시작된 집값 하락세가 서울 전역으로 번지는 분위기다.
한국감정원이 9일 발표한 4월 1주 주간아파트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39주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된 지난주(-0.02%)보다 더 떨어진 -0.04%를 기록했다. 이번 주를 기점으로 동작(-0.01%)·서대문(-0.02%)·은평(-0.02%)구 등 3개 구까지 총 14개 구의 집값이 떨어지면서 서울 전체의 낙폭이 커진 것이다. 동대문·양천·영등포구 등 이번 주부터 상승에서 보합으로 전환된 구들도 곧 마이너스로 돌아설 수 있는 만큼 서울 아파트값 하락세가 더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강남 3구의 매매가 하락이 두드러진다. 강남구는 -0.12%에서 -0.24%, 서초구는 -0.17%에서 -0.24%, 송파구는 -0.12%에서 -0.18%로 떨어졌다. 연이은 악재로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졌을 뿐 아니라 보유세 부담도 늘어나 강남 주요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수 억 떨어진 매물이 속속 등장한 탓이다. 착공을 앞두고 있는 개포주공1단지는 올 4월 초 전용 49.56㎡가 19억 5,000만원에 팔렸다. 직전 매매가인 23억 5,000만원보다 4억원 떨어진 가격이다. 지난 3월 말에는 전용 50.64㎡가 한 달 만에 6억 6,000만원 떨어진 19억 4,00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보유세기준일(6월1일)이 다가오고 있는데 착공신고 이후부터는 매매가 불가능하니 다주택자가 급매로 가격을 대폭 낮춘 매물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강남 집값 조정의 영향으로 풍선효과를 누리던 지역의 집값 상승세도 주춤하는 모양새다. 노원(0.03%)·도봉(0.03%)·강북(0.03%)구의 상승폭이 줄었고, ‘수·용·성’의 한 곳인 수원의 상승률도 지난주 0.15%에 이어 이번주 0.06%를 기록해 매주 감소하는 추세다. 특히 수원 권선과 영통은 각각 21주와 39주 간의 상승세에 마침표를 찍고 보합세로 전환됐다. 지방 집값(-0.01%)도 이번 주를 기점으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전국 아파트 전세가는 상승세를 유지하긴 했지만 상승률이 0.03%에 그쳐 그 폭이 줄어들었다. 서울은 지난 주와 같은 수치인 0.03%를 기록했다. 감정원은 “코로나 예방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발표 등의 영향으로 관망세를 보이는 가운데 정비사업 이주수요가 있거나 직주근접 수요가 꾸준한 단지 및 상대적 저평가 단지 위주로 매물 부족현상이 지속되며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강남 4구는 송파구를 제외하고 오름세를 보였다. 강남(0.10%)·서초(0.04%)구는 재건축 이주수요가 있거나 상대적으로 저렴한 단지 위주로 매물 부족현상이 나타났고, 강동구(0.05%)는 강일·명일동 일부 단지 위주로 상승했다. 송파구는 작년 7월부터 37주간 전세가가 꾸준히 올랐지만, 이번 주를 기점으로 -0.01%로 하락세로 전환됐다. /양지윤기자 ya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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