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가 석유 감산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9일(현지시간) 밝혔다.
WSJ는 이날 사우디가 4월 평균 생산량에서 하루 평균 400만배럴을 감축하기로 했고 러시아는 200만배럴을 줄인다고 전했다. 이 같은 합의는 석유 수출국들이 하루에 2,000만배럴을 감산하기로 하면서 이뤄졌다. 다만, 이라크를 비롯해 다른 주요 석유 수출국들은 아직 감축량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는 게 WSJ 설명이었다.
이 소식에 이날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한때 10% 이상 치솟았다. 하지만 구체적인 합의 내용이 나오지 않으면서 시장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결국 감산 규모가 하루 1,000만배럴에 그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국제유가가 급락세로 돌아섰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WTI는 배럴당 9.3%(2.33달러) 내린 22.76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하루 3,000만배럴가량 석유수요가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1,000만배럴은 너무 적다는 얘기다. 이마저도 감산폭을 단계적으로 줄여나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로서는 감축 기준 시점을 놓고서도 입장차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어떤 시점의 산유량을 기준점으로 결정하느냐에 따라 실질적인 감산 효과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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