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에서 첫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가 발생한지 52일 만에 처음으로 신규 확진자 수 0명을 기록했다. 아울러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추이에도 긍정적 신호가 나타나면서 시민들의 적극적 생활 방역과 각지의 의료 지원 등이 일조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10일 대구시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으로 대구시의 신규 확진자는 전날 대비 1명도 늘지 않은 6,807명을 유지하고 있다. 또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를 27명이라고 발표했다. 지난 6일과 7일 각각 47명, 8일 53명, 9일 39명을 이어 닷새 연속 50명 안팎을 기록했다.
특히 지역사회 감염이 폭발적으로 증가했던 대구시에서 확진자가 나오지 않은 점이 의미 깊다. 대구시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증가세는 지난 2월23일 처음으로 세 자리수(140명)을 기록한 이후 29일 741명에 이르러 최대치를 기록한 뒤, 열흘 가까이 세 자리수 신규 확진이 이어졌다.
이처럼 단기간에 신규 확진자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은 ‘신천지 사태’를 시작으로 대남청도병원, 제2미주병원, 한사랑요양병원 등 다중밀집시설에서 확진자가 동시다발적으로 확인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시와 방역당국은 집단감염 사태가 발생할 때마다 즉각 전수조사에 착수, 빠른 시간 안에 확진자를 가려냈으며, 각지에서 지원한 병상·의료인력과 새롭게 도입된 생활치료센터도 확산 저지에 기여했다. 여러 어려움에도 사회적 거리두기에 적극 동참한 시민 의식도 돋보였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은 이날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대구시 등 국내 신규 확진자 수 감소의 이유를 분석하면서 ‘사회적 연대’의 힘을 강조했다.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코로나19 확산 저지에 동참한 덕분에 지금의 긍정적 신호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는 것이다.
정 본부장은 외국처럼 강력한 봉쇄 정책을 펼치지 않았는데도 통제가 이뤄진 비결에 대해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강력한 사회적 거리 두기에 참여를 해주셨다”며 “또 강력한 검사와 사례추적, 격리정책으로 어느 정도 통제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구에서 신규 확진자 발생 보고가 없다는 점에 대해선 “대구·경북 지역 의료인을 중심으로 전국의 많은 의료인이 지원해주셨고, 중대본과 또 대구·경북 지자체가 협력해서 의료 체계를 정상화했다”며 “다른 시도에서는 병상과 의료인력들을 지원하는 등 민간이 협력했다. 사회적 연대로 어려운 위기를 극복한 것이 아주 큰 의미”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다시 한 번 보건 의료인들의 헌신과 또 적극적인 방역 대책에 협조해 주신 대구·경북 시민들, 국민들께 진심으로 경의를 표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아직 대구 지역에 코호트 격리 중인 병원들이 있고, 검사도 계속 진행 중이기 때문에 추가 환자가 생길 가능성은 남아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한번 걸리신 분들은 다시 안 걸리기를 간절히 바란다”며 “항체검사법으로 집단면역 형성을 연구하겠다고 했는데, 기회가 되면 대구나 다른 지역의 면역도 조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 “‘조용한 전파’라고 불리는 무증상·경증 감염자들이 지역사회 내에 쌓이면 어느 순간 대규모의 유행을 일으킬 수 있어서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조치들이 느슨해지면 유럽이나 미국 사례처럼 언제든지 지역사회 대규모 유행과 의료시스템 붕괴, 사망자의 증가가 발생할 수 있다.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 두기를 이번 주말에도 실천해 달라”고 당부했다. /조예리기자 shar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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