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부활절인 12일 오전 교회를 방문해 사회적 거리두기 현장 대응 상황을 점검하고, 종교계의 방역 협조를 다시 한번 요청했다.
박 장관은 이날 서울 은평구 소재 연신교회에서 이순창 담임 목사를 면담했다. 박 장관은 먼저 “부활절을 축하한다”고 인사한 후 “그동안 한국교회는 부활에 대한 소망을 굳게 붙잡고, 나라가 어려울 때마다 빛과 생명을 나눠 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에도 코로나19에 대응해 많은 교회들이 온라인 영상예배와 가정예배로 대체, 나아가 기부와 모금운동, 임대료 지원 등 공동체 위기 극복을 위한 활동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자발적으로 참여해줘 감사하다”고 사의를 표했다.
오는 19일까지 예정 된 고강도 사회적 거리 두기에 대한 지속 협조도 요청했다. 박 장관은 “정부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비대면·비접촉 종교활동 지원 등 모든 자원과 수단을 동원해 끝까지 맞서고 있다”며 “한국교회의 기도와 성원으로 반드시 코로나19를 이겨낼 수 있도록 힘을 모아 달라”고 부탁했다.
■천주교·대형교회 온라인 미사·연합예배
이처럼 정부가 사회적 거리 두기 동참을 종교계에 거듭 호소하고 있는 가운데 천주교와 개신교 대형 교회 대부분은 부활절 미사와 예배를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천주교는 연간 전례 중 가장 중요한 주님 부활 대축일(4월 12일)과 주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 죽음, 부활을 기념하는 파스카 성삼일(목요일 저녁 주님 만찬 미사를 시작으로 일요일 부활대축일까지) 예식을 모두 생중계로 진행했다. 앞서 염수정 추기경은 지난 8일 부활절을 앞두고 발표한 메시지에서 “좋은 계절 주님 부활 대축일을 맞이했지만, 코로나19로 부활의 기쁨을 느끼기도 어렵다”면서 “‘두려워하지 마라’고 하신 주님의 말씀에 귀 기울이면서 희망을 간직하고 희망을 만드는 사람이 되자”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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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신교 역시 대부분 부활절 행사를 축소하거나 연기했다.
먼저 개신교 연합기관인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은 서울 종로구 새문안교회에서 교단장을 비롯한 대표자만 참석한 채 부활절 연합예배를 올리고 이를 생중계했다. 당초 한교총은 올해 부활절을 맞아 최대 30만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도심 퍼레이드를 계획했지만 취소하기로 했다. 한국개신교 주요 교단장 연합기관인 한국교회연합도 매년 부활절 이어오던 ‘부활절 연합예배’를 온라인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국내에서 단일 교회로는 신자 수가 가장 많은 여의도순복음교회는 부활절 예배를 온라인으로 진행했다. 대신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속한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는 오는 26일 모든 교인이 참여하는 부활절 축하 감사예배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여의도교회 이영훈 담임목사는 부활절 메시지를 통해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온 나라가 힘들어하는 가운데 부활절을 지내게 됐다”며 “이러한 때일수록 한국 교회가 일어나 코로나19로 고통받는 이웃들에게 사랑의 섬김을 통해 용기와 희망을 전하는데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분당 지구촌교회, 판교 우리들교회, 안산중앙교회 등 대형교회 10여곳은 부활절 예배를 2주 미뤄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에 동참하기로 했다.
/정영현·최성욱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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