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야에 ‘라인’ 공유 전동 킥보드를 타고 횡단보도를 건너다 차량과 충돌해 숨진 30대 남성이 면허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전동킥보드 운행시에는 원동기 면허가 있어야 함에도 이를 확인하지 않은 킥보드 업체의 부실한 안전관리에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13일 부산 해운대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사고로 숨진 전동킥보드 이용자 30세 A씨는 무면허인 것으로 확인됐다. 공유 전동 킥보드는 도로교통법상 오토바이와 같은 ‘원동기 장치 자전거’로 분류돼 원동기 면허가 있어야 운행할 수 있다.
하지만 해당 킥보드 대여업체인 ‘라임’은 이용자들의 면허 소지 여부조차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라임 애플리케이션에 접속해 휴대폰 본인인증과 결제수단을 등록하면 누구나 면허 없이 전동킥보드를 이용할 수 있다. 미국 기업인 라임 측은 그동안 이런 비판을 받았음에도 조처를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사고 현장 인근 CCTV를 통해 A씨가 신호를 위반해 무단횡단하려다 사고를 당한 것으로 확인했다고 전했다. 해당 도로는 8차로였고, 당시 비가 내리는 상황이었다. A씨는 퇴근길 킥보드를 이용하다 차량과 부딪힌 뒤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헬멧 등 안전장비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 음주 여부 등을 확인하기 위해 국과원에 혈액분석 등을 의뢰했다. 또 A씨를 친 승용차 운전자 B씨도 제한 속도를 넘어 과속 운행한 정황을 포착했다. 해당 도로는 제한속도 50㎞ 구간으로 당시 비가 내리고 있어 도로교통법에 따라 최대 속도에서 20% 감속된 40㎞ 이하로 운행했어야 한다.
라임 측은 전동킥보드 이용자에 대한 사고 건당 최대 100만 달러(원화로 12억원가량)의 보험에 가입했으나, 이는 전동 킥보드 자체 결함이나 기기 이상 등으로 발생한 사고에 적용되는 것으로 이용자 부주의 등 사고에는 적용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예리기자 sharp@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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