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온라인 개학을 이틀 앞두고 온라인 학습관리시스템(LMS) 접속 오류가 잇따르면서 학생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현재 원격 수업을 듣는 학생은 중3·고3 학생으로 85만여명 정도다. 지금도 접속 오류가 속출하는 마당에 400만여명이 동시에 원격 수업을 듣는 2차 개학이 16일 실시될 경우 일선 학교가 더 큰 혼란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LMS 테스트가 촉박하게 이뤄지는 만큼 예상치 못한 문제들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14일 교육부 산하기관인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50분부터 오후 12시 40분까지 KERIS가 운영하는 e학습터에서 접속 장애가 발생했다. 이 시간 동안 접속 오류로 e학습터를 이용하지 못한 학생은 2만명, 교사는 1만명 정도로 추정된다.
e학습터에는 초등학교 1학년부터 중학교 3학년까지 교육과정에 맞춘 학습자료가 탑재돼있으며 교사가 온라인학급을 개설해 학생들을 관리할 수 있다. 온라인 개학에 따른 원격 수업에서 한국교육방송(EBS)가 운영하는 ‘EBS 온라인클래스’와 더불어 학교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LMS다.
e학습터는 KERIS가 운영하는 온라인 학습 서비스인 ‘에듀넷’에서 발급 받은 아이디(ID), 교사가 발급해 준 ID 등 2가지로 접속할 수 있다. 이날 문제가 된 쪽은 에듀넷 ID 접속이었다. KERIS 관계자는 “교사가 ID를 발급해준 학생들은 문제가 없는데 에듀넷 ID로 e학습터에 로그인하려는 경우 문제가 있었다”면서 “접속자 인증 확인처리가 지연돼 로그인 장애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KERIS는 홈페이지에서 이날 오후 9시부터 15일 오후 1시까지 e학습터 관련 인프라를 증설·확대하는 작업을 진행하겠다고 공지했다.
이날 EBS 온라인클래스도 접속 문제를 일으켰다. 고등학생 일부가 이날 오전 9시 45분부터 약 1시간 정도 EBS 온라인클래스에 접속하지 못한 것이다. EBS 측은 오전 방송자막을 통해 “일부 고교 신규접속자의 온라인클래스 (접속) 지연 현상이 발생했다”면서 “대부분 복구됐으며 이른 시간에 완전히 복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날에도 EBS 온라인클래스에서 고등학생의 접속이 2시간 40분간 지연됐다. 중학교 3학년과 고등학교 3학년이 온라인으로 학기를 시작한 지난 9일에도 1시간 15분가량 EBS 온라인클래스 접속 장애가 발생했다. 지난달 23일 EBS가 개학 연기에 맞춰 ‘라이브특강’을 시작했을 때도 접속자가 몰리면서 사이트 접속이 지연되는 문제가 있었다.
온라인 개학 관련 관련 사이트에서 연이어 접속 장애가 발생하면서 정상적인 수업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오는 16일에는 초등학교 4~6학년과 중학교 1~2학년, 고등학교 1~2학년이 2차 온라인개학을 맞는다. 교육부는 16일 추가 개학하는 학교급 학생 수를 312만7,000여명으로 추산한다. 이미 개학한 중학교와 고등학교 3학년생 수를 더하면 16일부터는 398만5,000여명이 동시에 원격수업을 들을 것으로 추정된다.
KERIS와 EBS는 개학 전 테스트 과정에서 일시적 오류가 있었지만 수백만명(e클래스 330만명·EBS 온라인클래스 300만명)이 접속할 수 있는 서버를 갖췄기 때문에 온라인 개학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문제는 학생 400만명이 원격 수업에 동시 접속했을 때 무슨 일이 발생하는지 경험해 본적이 없다는 점이다. 아무리 서버 용량을 늘려도 기기 사양, 소프트웨어 작동 등 예측할 수 없는 변수가 발생해 접속 오류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차 온라인 개학 다음날인 10일 “오늘 정오 기준 접속 오류 등 특이사항이 보고되지 않았다”고 평가했지만 이번주 접속 오류가 속출했다. 박백범 교육부 차관은 “여러 가지 시뮬레이션과 과부하 테스트 등을 통해 16일에 접속 오류가 없도록 만반의 대비를 하겠다”고 전했다.
/김창영기자 kc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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