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맞서 고군분투하는 자국 의료진을 돕기 위한 99세 영국 참전용사의 도전이 전 세계를 감동시켰다.
가디언 등 영국 언론은 2차 세계대전 참전용사 톰 무어(99·사진)씨가 ‘뒷마당 걷기’ 캠페인을 시작한 지 일주일 만에 400만파운드(약 61억원)를 모금했다고 15일 전했다. 모금에 참여한 인원은 전 세계에서 17만명에 달한다. 모금된 돈은 국민보건서비스(NHS) 의료진을 위한 휴식공간과 회복실 구축 등에 쓰일 예정이다.
무어씨는 암 투병과 고관절 치료 당시 자신을 보살펴줬던 영국의 공공의료조직 NHS에 감사를 표하고 코로나19와 싸우는 이들을 지원하기 위해 지난 8일부터 이 캠페인에 돌입했다. 이를 위해 보행보조기구를 끌고 하루에 25m의 거리를 열 번씩 왕복했다.
원래 목표는 자신의 100번째 생일이 돌아오는 이달 말까지 1,000파운드를 모으는 것. 하지만 캠페인을 시작한 지 단 만 하루 만에 7만파운드를 모았고 14일 오전 100만파운드, 낮에 200만파운드를 넘겼고 저녁에는 300만파운드를 돌파했다. 그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일”이라며 “우리의 간호사와 의사들, 그리고 우리 국민 모두를 위해 봉사하고 NHS에 도움을 줄 수 있어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무어씨는 요크셔 키슬리 출신으로 2차 대전 전에는 토목기사로 일했다. 1940년 장교 훈련을 마친 뒤에는 인도와 버마 전선에서 복무했다. 그는 “앞으로 왕복 걷기 운동이 100회가 될 동안 계속할 것”이라며 “그리고 그 뒤에도 계속 더 걷겠다”고 말했다. /김기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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