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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경제 버팀목' 소비도 타격...글로벌 후폭풍 비상

美 3월 소매판매 8.7% 급락

실업대란에 소비심리 급랭

소매판매 역대 최대폭 감소

中이어 코로나 충격 본격화

트럼프, 항공사 250억弗 수혈

경제 조속 재개 의지 거듭 밝혀

미국에서 코로나19 확산으로 비필수사업장이 영업을 중단한 가운데 14일(현지시간) 매사추세츠주 보스턴에서 굳게 닫힌 상점문 앞에 한 행인이 서 있다. /보스턴=EPA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미국의 실물경제에 본격적인 충격을 가하기 시작했다. 대규모 실업에 이어 미국 경제의 지지대 역할을 해온 소비마저 곤두박질하며 경기 파장이 장기화할 우려도 커졌다. 지난달 중국의 소매판매가 급락한 것으로 나타난 데 이어 미국도 소매와 내수가 급격히 위축되는 흐름을 따라가며 ‘주요2개국(G2)’의 소비 급랭이 세계 경제에 후폭풍을 일으킬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5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소매판매가 역대 최대폭으로 추락한 것은 코로나19로 미국 상당수 주(州)가 기업들에 재택근무를 명령하고 주민들에게도 자택대피령을 내린 영향이 컸다. 미국 실업률이 최근 기록적인 상승세를 보이면서 소비심리는 꽁꽁 얼어붙었다. 미국의 지난 3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총 1,680만건에 달했다. 이달에만 2,000만명이 실직할 것이라는 전망도 잇따르고 있다.

소비가 미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70%에 이르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소매판매 급락은 경제 전반에 큰 충격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내 일자리 중 10분의1이 소매업에 해당한다”며 이들이 신속히 영업을 재개하지 않으면 실업 장기화를 피할 수 없고 경기 반등도 늦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발표된 산업생산도 급감했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달 산업생산이 전월 대비 5.4% 줄었다고 밝혔다. 1946년 이후 74년 만에 가장 큰 폭의 감소다. 산업생산의 주축인 제조업 생산은 6.3%나 줄었다. 코로나19 사태로 주요 자동차업체들이 셧다운에 들어가면서 자동차 생산이 27.2%나 급감한 여파가 컸다. 같은 날 뉴욕연방준비은행이 발표한 엠파이어스테이트지수도 -78.2로 하락해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엠파이어스테이트 지수는 뉴욕 일대의 제조업 경기를 나타낸다.



미국 소비지표의 급격한 하락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소비지표가 곤두박질친 중국과 비슷한 흐름이다. 지난달 발표된 중국의 1~2월 산업생산과 소매판매 증감률은 각각 전년 대비 -13.5%와 -20.5%를 기록했다. 두 지표 모두 1989년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로 곤두박질쳤다는 점에서 충격이 작지 않았다. 글로벌 경제를 이끄는 G2의 소매판매가 모두 급락세로 전환함에 따라 올해 전 세계 경제성장률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국제통화기금은(IMF) 14일 올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3%로 급격히 낮췄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의 -0.1%보다도 낮은 것으로 90년 만에 최악의 성장률을 보일 것이라는 예상이다. IMF는 미국이 올해 -5.9%의 역성장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실물경제의 급격한 악화를 우려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하루빨리 경제활동을 재개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히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기자회견에서 여러 주가 “매우, 매우 곧, 이달 말보다 더 빨리” 경제를 재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 봉쇄’를 종료하고 경제활동을 재개하는 계획을 거의 완성했으며 16일에 주지사들에게 그 계획을 설명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경제 충격을 염려하는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까지 세차례의 경기부양책을 잇따라 발표한 데 이어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기업들에 대한 지원방안도 추가로 공개했다. 스티브 므누신 미 재무장관은 이날 델타항공·아메리칸항공·유나이티드항공·사우스웨스트항공을 포함한 미국 10개 항공사에 250억달러(약 30조4,000억원)를 지원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합의안에 따르면 아메리칸항공 58억달러, 사우스웨스트항공에는 32억달러가 각각 지원된다. 미국 정부는 75만개에 이르는 항공업계의 일자리를 유지하고 파산을 막기 위해 항공업계 지원방안을 마련했다.

미 뉴욕증시는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활동 재개 논의에도 불구하고 소비지표 급감에 투자심리가 위축되며 15일 개장과 함께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날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2.28%, -1.85%로 출발했다. /전희윤기자 heeyo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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