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가 4·15 총선 참패의 책임을 홀로 지겠다고 선언하면서 향후 통합당의 주도권을 누가 잡게될지 주목받고 있다.
황 대표는 16일 자신의 낙선이 유력해지자 당 개표 상황실이 꾸려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모든 책임은 내가 짊어지고 가겠다”며 “저는 이전에 약속한 대로 총선 결과에 대해 책임을 지고 모든 당직을 내려놓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해 2월 자유한국당(통합당의 전신) 전당대회에서 당대표로 선출된 황 대표는 1년 2개월 만에 ‘패장’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게 됐다.
황 대표는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 국가적으로 중요한 시점에 나라가 잘못 간 것을 막지 못했다”며 “우리 당이 국민께 믿음을 드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모두 대표인 제 불찰이고 불민”이라고 말했다.
선거 참패의 원인에 대해서는 “통합당은 수년간의 분열과 반목을 극복하고 산고 끝에 늦게나마 통합을 이뤘다. 그러나 화학적 결합을 할 시간이 부족했다. 그래서 국민께 만족스럽게 해드리질 못했다”고 분석했다.
황 대표는 “지금 대한민국 정부에는 브레이크가 필요하다. 건강한 야당이 꼭 필요하다. 나라와 국민을 위해서”라며 정권에 대한 견제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인내를 갖고 우리 당에 시간을 주시기 바란다. 통합당에 기회를 주시기 바란다”며 “통합당을 위해서가 아니다. 당직자를 위해서도 아니다. 여러분이 살 나라, 우리 후손이 살아갈 나라를 위해서”라고 호소했다.
이어 “어려운 시기에 부담만 남기고 떠나는 것 아닌가 해서 당원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매우 크다”며 “저와 우리 당을 지지해준 국민 여러분과 종로 구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 그리고 죄송하다는 말씀을 올린다”고 마무리했다.
황 대표는 발언을 마친 후 당 관계자,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 원유철 대표 등과 악수하고 자리를 떠났다.
그는 차량 탑승 전 기자들에게 “앞으로도 나라를 위해서 작은 힘이라도 보탤 일들을 찾아보도록 하겠다”고 했다.
통합당은 황 대표뿐 아니라 최고위원 중 조경태 후보만 제외하고 모두 낙선했다. 황 대표에 이어 자연스럽게 동반 사퇴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진선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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