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동물의숲'에 "자유 홍콩" 메시지...정치운동 창구 된 게임

게이머들 자체제작 기능 활용

국경 상관없이 '온라인 시위'

中, 게임 판매 전면차단 나서

홍콩 시위를 주도한 운동가 조슈아 웡이 지난 2일 트위터에 공유한 본인의 ‘모여봐요 동물의 숲’ 스크린샷. “광복홍콩 시대혁명”이라는 문구로 집 앞을 장식했다. /트위터 캡쳐




‘모여봐요 동물의 숲’ 유저들이 게임 내에 모여 친중국 성향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의 장례식을 치르는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트위터 캡쳐


전 세계적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닌텐도 콘솔게임 ‘모여봐요 동물의 숲’에서 홍콩 송환법 반대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유저들이 게임 내 기능을 이용해 ‘자유 홍콩’을 외치고 이를 SNS에 공유해 메시지 확산에 동참한 것이다. 물리적 한계를 뛰어넘어 온라인으로 연결된 게이머들이 게임을 통해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모양새다.

16일 트위터 등 SNS상에서는 닌텐도 스위치 신작 동물의 숲 게임 내부에서 중국을 규탄하는 각종 메시지를 게시하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홍콩 민주화 시위를 이끈 조슈아 웡은 지난 2일 게임 내 디자인 기능을 통해 “광복 홍콩, 시대 혁명(光復香港 時代革命)”이라는 문구를 장식한 모습을 트위터에 공유했다. 홍콩 시위를 지지하는 게이머들은 게임 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친중파 정치인인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의 영정사진을 만들며 이들을 비판하고 있다.



물리적인 현실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점에서 게임은 정치적 발언의 창구로 기능하고 있다. 게이머들은 인터넷을 통해 국경 없이 실시간으로 교류한다. 게임 내 소통기능을 활용하면 되기에 사실상 언어적 한계도 뛰어넘는다. SNS와 결합해 ‘밈(meme·인터넷을 통해 빠르게 유행하는 특정 콘텐츠)’을 퍼뜨리는 일종의 놀이문화가 됐다는 점도 이런 움직임을 촉진했다. 게이머들이 최초 게임의 의도와 달리 게임에서 허락하는 DIY(자체 제작) 기능 등을 활용해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낸 셈이다.

중국처럼 당국 규제와 검열이 엄격한 국가에서는 이런 점이 게임 출시 리스크로 작용하기도 한다. 중국에서는 최근 이 같은 움직임을 감지하고 병행수입 형태로 유통되던 동물의 숲 게임 판매를 주요 전자 상거래 플랫폼에서 전면 차단했다. 그간 중국은 ‘하츠 오브 아이언’, ‘배틀필드’ 등 전투 게임에서 중국이나 중국 군대가 그려지는 모습을 이유로 게임 유통·수입을 금지했다. 하지만 동물의 숲의 경우 단순한 ‘샌드박스(만들기)’ 게임임에도 정치적 운동에 활용됐다는 이유로 차단돼 이례적이라는 분위기다.

6억4,000만명의 게임 인구를 보유한 ‘큰손’ 중국을 포기할 수 없는 글로벌 게임사의 고뇌는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정치적 이슈를 둘러싼 갈등은 e스포츠판에서도 불거졌다. 블리자드의 카드 수집형 게임 ‘하스스톤’ 프로게이머 ‘블리츠청(Blitzchung)’이 지난해 10월 국제 대회 인터뷰 중 “광복 홍콩”을 외치는 일이 있었다. 블리자드는 내부 규정을 이유로 블리츠청 선수의 출전 자격을 1년간 박탈하고, 인터뷰를 진행한 캐스터 2인을 해고하는 중징계를 내렸다. 이후 징계 수준은 완화됐으나 블리자드는 “‘차이나 머니’에 굴복했다”는 전 세계 팬들의 비판과 함께 불매 운동에 직면해야 했다.
/오지현기자 ohjh@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경 마켓시그널

헬로홈즈

미미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