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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품격 없었다"…보수의 '자기 반성'

['개혁 보수' 김용태·김세연 인터뷰]

험지서 바닥 민심 피부로 느껴

현 보수 국민이 맡길 정당 못 돼

환골탈태해야 미래 생존 가능

김용태 미래통합당 의원./서울경제DB




“실력과 품격을 갖추지 못한 우리가 국민들에게 표를 달라고 하는 거대한 오판을 하고 있었습니다.”

103석(지역구 84석). 총선에서 지난 1987년 민주화 이후 최악의 참패를 접한 미래통합당에서 환골탈태가 없다면 미래 생존이 가능하지 않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쏟아져나왔다. ★관련기사 3·7면

대표적인 개혁보수 인사인 김용태 의원은 16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이 어려운 경제를 살리겠다는 대안을 갖고 있느냐. 우리의 삶, 현재와 미래를 맡길 정책을 갖고 있느냐를 물었다”면서 “그러나 실력은 물론 그럴 품격도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 국민들의 판단이었다”고 평가했다. 김 의원은 3선을 한 지역구인 서울 양천을을 떠나 험지이자 적지인 구로을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복심’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상황실장과 대결한 장수다.

개혁보수를 안고 미래통합당이 탄생했지만 국민들은 ‘탄핵의 강’을 건너지 못한 자유한국당의 모습이라고 판단했다. 막말 논란이 수도권 표심을 돌려세운 큰 패착이라고 당내에서는 평가하고 있다. 김 의원은 “자꾸 과거로 회귀하려는 모습이 나타났다. 국민들의 현재와 미래를 책임지려면 스스로의 실력과 품격을 가다듬고 지지를 호소해야 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국민의 깊은 불신을 정확히 깨닫지 못했고 당내에서 완전히 틀을 깨는 싸움을 하지 못한 후회가 있다”고 덧붙였다.



같은 소장파 중진으로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김 의원도 서울경제와의 통화에서 “참담한 심정이다. 낙관적인 시각으로 엄중한 상황을 보지 못했다”며 반성했다. 그는 또 “극단주의와의 결별을 어떻게 할지 (고민하고), 좀 더 정상적인 보수 정당으로서 확장성을 되찾아와야 한다”고 말했다.

김세연 미래통합당 의원,/서울경제DB


총선을 이끈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도 고개를 떨궜다. 이날 오전 특별기자회견에 나선 김 위원장은 “변화가 모자랐다는 것을 인정한다. 자세도 갖추지 못한 정당을 지지해달라고 요청한 것을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정체성을 다시 세워야 보수정당의 소멸을 막을 수 있다는 섬뜩한 지적도 나왔다. 차재권 부경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상대(민주당)를 불구대천의 원수로 포장해서는 수권능력을 가진 정당이 되기 어렵다”며 “보수의 이념을 재정립하고 극우 행보가 아닌 중도 우파로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임지훈·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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