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에서 미성년자를 포함한 다수의 여성들을 협박해 성착취물을 제작하고 이를 유포한 혐의를 받는 ‘박사방’ 운영자 조주빈과 함께 범죄에 가담한 닉네임 ‘부따’ 강훈의 얼굴이 신상 공개 결정 이후 처음으로 대중에게 공개됐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안전과는 17일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지난 9일 구속된 강군을 검찰에 송치했다.
이날 오전 8시쯤 서울 종로경찰서 유치장에서 나와 검찰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취재진 앞에 선 강훈은 “죄송하다. 정말 진심으로 사죄드리고 죄송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강훈은 ‘혐의를 인정하나’, ‘신상공개가 부당하다 생각하나’, ‘조주빈과 범죄 공모했나’ 등 취재진의 질문에는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강훈은 2001년생으로 미성년자인 10대 피의자 가운데 신상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른 공개는 조주빈에 이어 두 번째다.
지난 9일 구속된 강훈은 ‘박사방’ 참여자를 모집하는 한편 유료회원이 낸 암호화폐를 현금화하는 ‘인출책’ 역할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강훈은 조주빈과 박사방의 수익을 나누거나 공동 운영한 혐의에 대해서는 강하게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경찰은 “강훈은 성착취 영상물을 제작·유포하는데 적극 가담했다”면서 “아동·청소년을 포함한 다수의 피해자에게 지속적으로 심각한 피해를 야기하는 등 범죄가 중하다”고 신상공개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 16일 서울지방경찰청 신상공개심의위원회의 신상공개 결정 후 강훈 측은 법원에 신상 공개 집행정지 가처분 신청을 했지만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심리를 맡은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는 신상공개의 원인이 된 강훈의 행위, 피해자들의 극심한 피해, 비난가능성의 정도, 동일한 유형의 범행을 방지해야 할 사회적 필요성이 매우 긴요한 점 등을 기각 사유로 들었다.
그러면서 “신청인의 행위는 사회적으로 고도의 해악성을 가진 중대한 범죄에 대한 것일 뿐만 아니라 사회·문화적 측면에서 비범성을 가지는 것”이라고 지적한 뒤 “공공의 정보에 관한 이익이 신청인의 명예, 미성년자인 신청인의 장래 등 사익에 비해 압도적으로 우월하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박사방 운영자 외에 유료회원 30여명을 검거하는 등 관련 수사에도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경찰은 박사방 등 SNS 이용한 디지털성범죄자 총 309명을 검거했다. 이 가운데 43명은 구속됐다. /김경훈기자 styxx@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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