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0시를 기준으로 일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 및 사망자 수가 모두 한국을 넘어섰다. 설상가상으로 일본 정부의 늑장대응을 향한 비판과 의료붕괴에 대한 경고가 빗발치면서 여당 내에서도 “정권 말기 양상”이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19일 NHK에 따르면 일본의 코로나19 확진자 수와 사망자 수는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지난 2월 집단감염이 발생해 일본에 입항한 크루즈선)’를 포함해 각각 1만1,145명과 237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한국보다 각각 484명과 3명 더 많은 수치다. 지난 8일 일본의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처음으로 5,000명대를 기록한 지 10일 만에 확진자 수가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특히 이날 기준으로 누적 확진자 수 2,975명을 기록한 도쿄의 코로나19 양성 판정률은 최근 2주 새 56%를 나타내 급증세를 보였다고 18일 NHK가 보도했다.
코로나19가 심각해지자 아베 신조 총리를 향한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이날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의 감염병 전문가인 히토시 오시타니 교수는 “일본 춘분의 날 연휴(3월20~22일) 주간에 많은 사람이 조심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사실상 당시 방역에 동참해달라고 강력히 요청하지 않은 일본 정부의 대응을 꼬집은 것이다. 실제로 일본 보건당국에 따르면 연휴 동안 50대 이하 확진자 수는 이전보다 6배 가까이 증가했다. 일본의 의료붕괴가 현실화하고 있다는 경고도 계속 나오고 있다. 나카무라 유스케 미국 시카고대 명예교수는 이날 도쿄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긴급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이 치료를 못 받고 있다”며 그 원인으로 “(일본 정부가) 진실을 알려고 하는 노력이 부족하고 과학적 시각에 의한 대책이 너무 늦다”고 말했다. 의료당국에서 아베 총리를 향한 비판이 쏟아지는 가운데 아사히신문은 18일 “여당 내에서도 ‘정권 말기 양상’이라는 목소리가 흘러나온다”고 전했다.
/곽윤아기자 or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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