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중에도 미국과 중국의 갈등은 화웨이 배제문제와 홍콩 민주인사 체포, 남중국해 행정구역 등 전방위로 확산되고 있다.
미국은 코로나19와 관련한 중국의 대응 방식을 지적하며 다른 국가들에 대해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를 배제할 것을 촉구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17일(현지시간)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공산당은 투명하고 개방적이며 적절한 방식으로 코로나19 자료를 처리하는 데 실패했다”며 여러 나라가 화웨이를 거부할 새로운 이유를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정 대상국을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중국 화웨이가 하드웨어와 통신장비를 판매하러 접근할 때 각국이 그들의 결정을 다른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는 프리즘을 갖게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중국 정부는 이에 대해 화웨이가 정부의 지시에 따라 운영된다는 주장을 부인하며 앞선 기술력과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전 세계에 진출했다고 반박하고 있다.
홍콩 경찰이 지난해 반중국·민주화 시위에 관여한 혐의로 범민주 진영 인사들을 무더기로 체포한 것도 미중 갈등을 키우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홍콩 경찰은 지난 18일 지미 라이 빈과일보 사주 등 14명 이상의 야권 인사들을 체포했다. 이는 15일 중국 당국이 “홍콩독립분자들이 국가안보를 해쳤다”고 비판한 직후 이뤄진 것이라고 홍콩 언론들이 전했다.
미국과 영국은 즉각 발끈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번 체포는 홍콩의 자치를 보장하는 중영공동선언을 위배한 행위”라고 말했다. 영국 외교부도 “홍콩 당국이 갈등에 불을 붙이는 행위는 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이 동남아 각국과 영유권 분쟁이 있는 남중국해 도서에 추가 행정구역을 설치한 것도 논란이다. 중국 민정부는 18일 하이난성 싼사시 산하에 ‘시사구’와 ‘난사구’를 둔다는 공고를 내보냈다. 시사구는 남중국해의 파라셀제도(중국명 시사군도, 베트남명 호앙사군도), 난사구는 스프래틀리제도(중국명 난사군도, 필리핀명 칼라얀군도, 베트남명 쯔엉사군도)의 섬과 암초 및 해당 해역을 각각 관할하게 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이 남중국해 분쟁 섬 장악력 강화에 나섰다”며 “이런 움직임은 미국과의 긴장 위험을 더 높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베이징=최수문특파원 chsm@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