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전 회사 설립 당시에는 주목받지 못했던 사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시장에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사업 속도가 당초 계획보다 5년 이상 앞당겨질 것으로 예상합니다.”
가상현실(VR)을 활용한 부동산 중개 서비스 ‘집뷰’를 운영하는 올림플래닛의 권재현(사진) 대표는 최근 서울경제와 만나 “코로나19 이후 고객들의 반응이 확연히 달라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집뷰는 코로나19 이후 주목받고 있다. 대부분 회사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과 달리 오히려 실적이 증가했다. 부동산 분양 시장의 전통적인 중개 방식인 대면 영업이 어려워지면서 VR을 활용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권 대표는 “가상현실·증강현실·실감형을 기술 기반으로 한 사업이 코로나19 이후 기존 오프라인 중심적이고 공급자 중심적이던 시장을 변화시키고 있다”며 “소비자 중심으로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겠다는 설립 당시 비전이 이제야 실현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올림플래닛의 실적 증가는 이러한 변화를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다. 실제로 이 회사의 올 1·4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3배 늘어난 약 3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전체 매출액(60억원)의 절반에 달하는 수치다. 올해 목표치도 높였다. 권 대표는 “당초 올 매출액을 124억원으로 예상했지만 코로나19 이후 150억~200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며 “올해 부동산 분양 시장에서 1.5% 정도를 수주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오는 2023년까지 전체 시장의 20% 정도를 수주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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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보수적인 부동산 업계의 VR에 대한 인식이 빠르게 변하면서 기대감도 덩달아 커지고 이다. VR을 활용한 부동산 중개 서비스는 지금까지 1군 건설사 위주로 이용했지만 코로나19 이후로 고객군이 점차 다양해지고 있다. 권 대표는 “최근 들어 중소 건설사부터 개인 건축주까지 다양한 곳에서 연락이 오고 있다”며 “지금까지는 주로 아파트나 주상복합에서만 도입을 했는데 코로나19 이후 상가·오피스텔·호텔·리조트·지식산업센터 관련 사업 등 다양한 프로젝트 제안이 들어오고 있다”고 전했다.
올림플래닛에 따르면 지난해 1·4분기 집뷰를 이용한 고객 중 80% 정도가 대형 건설사가 진행하는 아파트나 주상복합 프로젝트였으나 올 1·4분기에는 주로 시행사들이 하는 수익형 부동산 프로젝트가 60% 정도를 차지했다.
올림플래닛은 이 같은 시장 변화에 발맞춰 올 하반기 새로운 서비스도 선보일 계획이다. 권 대표는 “현재 부동산 중개 시장에서 통용되고 있는 직접 보여주고 대면 상담하는 행태를 바꾸는 시각 자료가 포함된 화상 채팅 솔루션을 준비하고 있는데 테스트를 거쳐 하반기 중에 상용화할 계획”이라며 “첫 번째 목표는 분양 시장이며 향후 중개·인테리어·엔지니어링 등 시각적 자료를 기반으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분야로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코로나19를 계기로 사업의 본질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며 “실감형 기술을 바탕으로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문화를 만드는 기업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고병기기자 staytomorrow@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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