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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징★] 뮤지컬 배우 김현지 "믿고 맡길수 있는 배우가 꿈이에요"







“실물이 더 예쁘시네요”

하늘이 온종일 찌푸린 날,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인근 카페에서 처음 만나자마자 이 말부터 터져 나왔다. 빗속에서 춤추는 댄서, 수차례 반복된 요청에도 점점 과감해지는 포즈, 젖어가는 핑크빛 슈트를 아랑곳하지 않고 춤추는 매력에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다.

‘노트르담 드 파리’ ‘아이다’ 등 세련된 안무로 유명한 작품들에 출연했던 그는 킬힐과 여벌의 의상, 우산까지 양손에 든 채 천안에서 기차를 타고 올라왔다. ‘저 힘이 어디서 나왔지?’하는 궁금증도 잠시, 예매한 기차 시간에 맞춰야 한다며 3살 딸아이 걱정을 하는 모습은 영락없는 ‘슈퍼 엄마’의 모습이다.

배우 김현지는 2014년 ‘태양왕’을 시작으로 ‘노트르담 드 파리’, ‘아이다’ 등 화려한 안무가 돋보이는 작품들에서 댄서로 활동해왔다. 이제는 한발 더 나아가 ‘시카고’의 벨마를 꿈꾼다는 그는 육아와 공연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며 누구보다도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화려하고 강렬한 춤, 마치 그 춤 안에 담긴 역동성처럼.

Q. 뮤지컬 배우가 된 계기는

- 대구에 있는 실용무용과에서 재즈댄스를 전공하다 뮤지컬로 전향했어요. ‘노트르담 드 파리’, ‘아이다’, ‘프랑켄슈타인’ 등 여러 작품에 출연하며 경력을 쌓아 왔습니다.

Q. 3살 아이 엄마인데, 활동에 제약이 많을 듯하다.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고, 온전히 나만을 위한 휴식시간이 없다는 점은 아쉽죠. 하지만 그 어려움을 사라지게 하는 딸의 미소 덕분에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해요.

Q. 뮤지컬 배우가 되겠다고 결심한 계기는?

-2005년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공연을 보고 결심했어요. ‘아 저 무대가 내가 있어야 할 곳이구나. 내가 춤을 춰야 할 곳은 저 무대다’ 라고요.

Q. 최근 활동은?

- 2월 말까지 뮤지컬 ‘아이다’에서 앙상블(여자댄스캡틴)을 맡았어요. 예정대로라면 4월 중순까지 부산에서 ‘아이다’ 공연이 계속돼야 하는데 코로나19로 인해 조금 이르게 휴식기에 들어가게 됐어요. 지금은 엄마로서의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Q.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면서 힘든 시기는?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에 출연할 때 조금 힘들었어요. ‘나는 배우가 아니고 댄서야’라고 한창 고집부리던 시절에 연기적으로 많이 깨지게 만들었거든요. 그 당시에는 정말 마음고생이 심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그 시기를 계기로 연기하는 게 재미있게 느껴졌어요.





Q. 원래 뮤지컬 배우보다는 댄서가 꿈. 최종 목표로 안무감독을 꿈꿨는지.

-처음엔 무작정 무대에서 춤추고 싶어서 시작했어요. 그 후엔 안무감독을 꿈꿨고, 연기의 맛을 알게 된 후에 뮤지컬 배우로 더 진지하게 다가가게 된 계기가 됐어요.

Q.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는?

-‘아이다’를 가장 사랑해요. 모든 것이 완벽했던 작품이고 내 모든 것을 다 쏟아부은 작품이거든요. 특히 제가 맡았던 이스트인디언(연회장에서 3명의 여자 무희들이 춤추는 장면)은 지금도 그렇지만 앞으로도 제게는 최고의 캐릭터이자 잊지 못할 역할이에요.

Q. 꼭 연기해보고 싶은 뮤지컬 작품, 캐릭터는?

-뮤지컬 ‘시카고’의 벨마를 꼭 해보고 싶어요. 그건 꿈이고 목표이자 앞으로 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에요. 춤과 노래 연기 모든 3박자가 제대로 갖추어져 있는 배우여야만 소화할 수 있거든요. 모든 것을 잘하기 위해 지금보다 더 피땀 흘리며 노력해야겠죠.

Q. 차별화된 자신의 매력은?

-다양한 표정과 넘치는 에너지? 남들보다 춤에 더 강점이 있고. 무대에 섰을 때 다양한 표정과 넘치는 에너지가 남들과 다른 차별점이라고 생각해요.



Q. 앞으로 어떤 배우로 기억되고 싶은가?

-믿고 맡길 수 있는 배우. 어떤 역할이든 주어지면 다 잘 해낼 거라는 믿음과 기대가 있는 배우였으면 해요.





Q. 데뷔 작품(태양왕), 첫 무대 당시의 에피소드는?

-첫 작품이라 기대도 너무 컸고, 프로의 무대에 오르는 게 꿈만 같았죠. 무대부터 음악, 의상 모든 것들이 다 전문적으로 하시는 분들과 작업을 해서 모든 것이 신기했어요. 리본을 들고 나오며 루이 14세에게 인사를 하며 첫 등장을 하는 신에서 리본이 엉키는 바람에 상당히 당황했던 기억도 나네요. 서울공연 마지막쯤 무대에서 춤을 추다가 왼쪽 무릎 근육이 찢어져 3주 정도 공연을 못했었는데 상당히 속상하기도 했고요.

Q. 선후배 중 롤 모델을 꼽는다면?

-배우 ‘정영주’ 언니를 정말 멋있게 생각해요. 지금은 브라운관에서도 활발히 활동하고 계셔서 개인적으로 너무 기뻐요. 2015년 뮤지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처음 만났는데 초연이라 힘든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항상 긍정적인 에너지로 후배들을 잘 이끌어주고 따뜻하게 대해주셨어요. 저도 점점 선배가 되어 가고 있지만, 모두를 챙기기란 쉽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더 대단하고 멋지다고 생각해요.

Q. 배우로 활동을 하면서 보람과 에피소드?

-올해로 벌써 7년이네요. 배우로 활동하면서 매 공연이 끝난 뒤 커튼콜에서 보람을 느껴요. 매 순간 객석 가득 진심 어린 박수와 환호성을 보내주시는 관객들을 보며 이 직업을 선택하길 정말 잘했다, 정말 감사한 직업이구나 생각합니다.

Q. 앞으로의 목표는?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공연계가 잠시 멈춰있는데 다시 활발해지기 전까지는 배우로서 엄마로서 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싶고, 얼마 전 시작한 댄스 강의 유튜브 채널(김공룡)을 탄탄하게 만들어가는게 목표예요.

(유튜버 ‘김공룡’으로 댄스와 뮤지컬 배우를 꿈꾸는 지망생들을 위한 댄스 강의 영상 등을 올리고 있다)





----활동이력-----

2019 뮤지컬 ‘아이다’ 앙상블(여자 댄스캡틴)

2018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댄서

2016 뮤지컬 ‘아이다’ 앙상블

2016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댄서

2015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앙상블

2015 뮤지컬 ‘체스’ 앙상블

2015 뮤지컬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앙상블

2014 뮤지컬 ‘태양왕’ 댄서

/양문숙기자 sest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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