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잠실 ‘대장주’로 불리는 ‘엘·리·트(엘스·리센츠·트리지움)’ 전용 84㎡에서 또 16억 원대 실거래 사례가 나왔다. 이번에는 ‘트리지움’이다. 지난 달 리센츠 전용 84㎡ 16억 원 거래가 증여성 거래로 추정되는 반면 이번 트리지움은 다주택자가 초급매로 내놓은 정상 거래로 알려졌다. 보유세 과세 기준일(6월 1일 소유 기준)과 6월 말까지로 예정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기한이 임박하자 시세보다 수 억 원 떨어진 다주택자 매물이 나온 것이다.
2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지난 3월 28일 트리지움 전용 84㎡(23층)가 16억 8,000만 원에 손바뀜됐다. 지난 1월 동일 평형 매물(8층)이 18억 원에 팔렸는데, 그보다 1억 4,000만 원 떨어진 가격이다. 작년 12월에는 이번 거래보다 3억 원 높은 19억 8,000만 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전용 59㎡도 가격이 떨어졌다. 지난 달 만해도 16억 원대에 거래되던 트리지움 전용 59㎡ 가 이달 초 15억 원에 매매됐다.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된 만큼 꼼수 증여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단지 인근 복수의 중개업소들은 이번 트리지움 16억 원대 거래를 ‘정상 거래’로 보고 있다. 단지 인근의 한 공인 관계자는 “증여성 거래가 아니라 다주택자가 급매로 내놓은 물건으로 알고 있다”며 “트리지움 내에서 선호가 높은 동(棟)은 아니었지만 30평대 중에서는 인기 있는 타입의 평형이라 16억 원대에 거래된 것은 이례적”이라 설명했다. 현재 같은 단지 30평대 매물은 17~18억대가 대부분이다.
앞서 지난 달에는 트리지움과 큰 길 하나를 사이에 둔 리센츠 전용 84㎡가 16억 원에 거래됐다. 이 거래 건은 증여성 거래로 추정되고 있다. 하지만 이번 트리지움 거래는 사정이 급한 다주택자가 내놓은 급매물을 제 3자가 매입한 정상거래로 추정되고 있다. 현재 잠실 일대는 초급매가 적지 않다. 엘리트 외에 가장 큰 타격을 입고 있는 재건축 아파트인 주공 5단지의 경우 30평형대 급매 매물이 18억 원대까지 나오고 있는 상태다.
한편 다주택자 급매물을 중심으로 시세보다 수 억 원 조정된 거래가 몇 건 나오긴 했지만 급매물 물량이 소진되면서 가격이 반등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잠실 T 공인 관계자는 “전용 84㎡가 16억 8,000만 원에 거래된 후 같은 동·다른 라인의 84㎡가 17억 원이 넘는 가격에 팔렸고, 다른 동에서는 18억 원 거래도 나왔다”며 “서울지역 재건축에 대한 기대감이 꺾이면서 이미 재건축을 한 강남 아파트들의 가격이 다시 오를 것이라는 확신이 생기는 듯하다. 가격이 소폭 떨어져도 이를 바로 매도하기보다는 차라리 증여하겠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양지윤기자 yang@sedaily.co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