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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이란 고속단정, 도발하면 쏴버려라" 한마디에 WTI 가격 16弗로

브렌트유도 20弗선 회복

이란 "美도발 강력대응" 맞불

연이틀 기록적인 폭락세를 거듭한 국제유가가 이란 함정에 발포하라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마디에 급반등했다. 이란도 맞불을 놓으며 중동 긴장이 고조되고 있어 유가의 향배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바다에서 이란 무장 고속단정이 우리 배를 성가시게 굴면 모조리 쏴버려 파괴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지난 15일 중동 걸프해역에서 미 군함과 이란 혁명수비대 해군 고속단정이 근거리에서 충돌 위기를 빚은 것과 관련해 이란에 보낸 경고였다.

이란도 응수에 나섰다. 이란 정예군 혁명수비대의 호세인 살라미 총사령관은 걸프 해역에서 미군 군함이 이란 배를 위협하면 파괴하라고 명령했다고 23일 밝혔다. 그는 “우리는 페르시아만의 안보를 최우선시한다”며 “미군의 어떤 도발에도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중동의 긴장이 높아지면서 유가는 급반등했다.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22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배럴당 19.1% 상승한 13.78달러에 거래를 마친 데 이어 23일에도 장중 16달러선을 넘어섰다. 6월물 브렌트유도 20달러선을 회복했다. CNBC는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이 단기 투기세력의 매수를 불러일으켰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러한 움직임은 최근 과도한 급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의 성격이 큰 만큼 본격적인 상승세로 이어질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관측이다. OPEC+(석유수출국기구와 러시아 등 10개 산유국 연합) 소속 국가들은 최근 감산 합의에 따라 다음달부터 하루 총 970만배럴 원유 생산을 감축할 예정이지만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수요 붕괴를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것이다.

한편 감산 합의 과정에서 끝까지 버텼던 멕시코는 국제유가 하락에 대비한 헤지거래로 7조원이 넘는 이익을 거둘 수 있게 됐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재무부의 원유 헤지로 약 1,500억페소(7조6,000억원)를 받게 된다고 밝혔다.
/김기혁기자 coldmeta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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