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언주 미래통합당 의원이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 사건을 더불어민주당이 고의로 총선 이후에 공개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오 전 시장의 사퇴와 관련한 일정 조율 의혹에 대해 철저하게 밝혀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의원은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오 전 시장의 성추행 사건과 관련, “어찌 이런 일이 누른다고 눌러졌는지 모르겠지만 그간 이 일이 왜 잠잠했고 왜 이제야 표면화됐는지도 밝혀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또 “이런 엄청난 일이 왜 총선이 끝난 후에야 드러난 걸까요? 혹 총선에 영향을 미칠까 봐 민주당에서 누르고 있었던 게 아닙니까”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사실 오 시장은 비단 추행 문제가 아니더라도 부산시정을 제대로 살필 수 없을 정도로 건강에 이상이 있다는 설도 분분했고 실제로도 부산시정이 사실상 마비됐다 싶을 정도로 뭔가 진행되는 일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은 “시장은 성추행, 부시장은 뇌물수수, 이런 추악한 자들이 부산시를 움직이고 있었다”며 “이런 무능하고 파렴치하기까지 한 사람을 시장으로 공천한 민주당은 부산 시민에게 석고대죄해야 마땅하고 오 시장은 죗값을 톡톡히 치러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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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의원의 이 같은 주장은 민주당이 전날 오 전 시장의 추행 사건이 4·15총선의 일주일 전에 발생했다고 공개한 데 따른 것이다. 윤호중 사무총장은 “사건이 일주일 전쯤 발생했고 중앙당에 대한 보고가 늦어진 것은 피해자의 심리상태가 안정돼 있지 않아 피해자를 안정시키는 것이 더 급했다”는 설명을 내놓았다. 따라서 이 의원은 민주당이 오 전 시장의 성추행 사건이 총선 전에 공개되는 것을 막은 데 이어 총선 이후에 오 전 시장의 사퇴 기자회견이 있었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부산 남구을에 출마해 박재호 민주당 의원에게 석패한 이 의원은 오 전 시장 사건이 총선 전에 터졌으면 승리가 가능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 의원이 총선 이후 공식적으로 정치현안에 글을 남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전국적인 인지도를 가진 이 의원이 총선에서 패배한 후 부산지역에서 정치 생활을 이어갈지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부산 정가는 이 의원이 민주당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면서 부산 지역에서 정치를 이어갈 뜻이 있음을 밝힌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무엇보다 가장 가까운 내년 4월 부산시장 재보궐선거를 바라봤다는 것이다. 부산지역 통합당 관계자는 “또 당적을 옮기기에는 부담이고 경기도로 돌아갈 명분도 없다”며 “다만 부산에서 정치를 하려면 차기 지도부가 지역 당협위원장 등의 보직을 주며 힘을 실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구경우기자 bluesquar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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