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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나는 나무가 되고 구름이 되어]후배들이 추억하는 시인 최하림

■최하림 지음·문학과지성사 펴냄





시인들의 시인이요, 열린 시선으로 사물과 세계를 관조했던 문학가, 시인 최하림이 우리 곁을 떠난 지 10년이 지났다.

최하림은 1964년 조선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뒤 1976년 첫 시집 ‘우리들을 위하여’를 펴냈다. 이후 ‘작은 마을에서’ ‘겨울 깊은 물소리’ ‘속이 보이는 심연으로’ ‘굴참나무숲에서 아이들이 온다’ ‘풍경 뒤의 풍경’과 ‘때로는 네가 보이지 않는다’ 등을 남긴 그는 2010년 간암으로 눈을 감았다.



책은 고인의 10주기를 맞아 그를 기억하는 후배 6명이 엮은 시선집이다. 장석남·박형준·나희덕·이병률·이원·김민정 시인이 최 시인의 작품 중 10편씩을 골라 총 60편을 담았다. 1부 ‘밤은 시나 쓰며 살아야 할 나라’에서는 5·18의 역사적 기억을 주된 소재로 삼으면서도 동화적 상상력을 결합한 초기 시를, 2부 ‘가을, 그리고 겨울’에서는 자연의 생명력으로 치유돼 가는 전환기의 시, 3부 ‘다시 구천동으로’에서는 역사마저도 시간의 경과에 지나지 않는다는 깨달음에 도달하는 후기 시를 소개한다. 각 장 말미에는 후배들이 기억하는 고인에 대한 이야기도 담겨 있다. 이원 시인은 이렇게 회상한다. “선생님의 시는 자연을 닮아 자연스러웠다. 억지로 구부리거나 자른 흔적이 없었다. 이 미지근함이 시가 갈 수 있는 한 절정이었음을 오늘에서야 깨닫는다” 자연을 닮은, 나무가 되고 구름이 된 시인 최하림의 작품 세계를 좀 더 친근하게 만나볼 수 있다. 1만3,000원.
/송주희기자 sso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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