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성추행 사실을 인정한 오거돈 전 부산시장에 대한 내사에 착수한 가운데 지난해 의혹이 일었던 또 다른 성추행 의혹에 대해서도 내사를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부산시는 2차 가해를 이유로 진상조사를 하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오 전 시장의 행방은 묘연한 상태다.
24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현재 경찰은 전날 오 전 시장이 사퇴 기자회견에서 밝힌 성추행과 관련한 전반적인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경찰은 위법 사항이 확인되면 엄정 조치할 예정이며 내사와 별개로 피해자 측에서 고소나 고발하면 곧바로 수사로 전환할 계획이다. 성추행 사건의 핵심인 피해자 진술을 확보하면 수사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또 6개월 전인 지난해 10월 한 유튜브 채널에서 의혹을 제기한 여성 공무원 성추행 주장에 대해서도 내사를 하고 있다. 당시 오 전 시장은 유튜브 채널 운영자 3명에게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내사에 포함해 두 사건 모두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오 전 시장은 전날 오전 사퇴 기자회견 이후 관사와 거주하던 해운대구 아파트에 들어가지 않아 행방을 알 길이 없는 상태다. 부산시의 연락도 닿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시는 오 전 시장의 성추행과 관련한 무마 시도 등에 대한 진상조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자가 경찰 조사와 소송으로 접근할 문제”라며 “가장 걱정 되는 게 피해자의 2차 가해인데 신상 조사 등 관내에서 공직자가 동료를 조사하는 것이 맞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오 전 시장의 정무라인 측이 피해자에 접근해 성추행 사건을 무마하려고 했다는 일각의 의혹에 대해 변 권한대행은 “아는 바 없다”고 잘라 말했다.
오 전 시장의 사퇴로 경제부시장을 비롯한 정무라인 15명 중 1년 임기가 보장된 전문계약직을 제외한 별정직 13명이 자동 면직되면서 부산시의 업무 공백이 커졌다. 이 때문에 부산시는 경제부시장의 경우 행정안전부에 재임용 여부를 문의해 놓은 상태이다. 변 권한대행은 “법적으로 안된다는 규정은 없기 때문에 행안부로부터 답변이 오면 적극적으로 재임용을 권유하겠다”고 했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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